SCMP "美 조처 따르지 말라는 경고"
친강 외교부장, 日에 '올바른 선택' 강조

중국이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 대한 규제에 돌입한 가운데, 이 행보는 한국의 삼성·SK하이니스에 대한 경고 신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반중 반도체 협력에 동조할 경우 유사한 조처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 최대 메모리칩 제조업체인 마이크론은 해외 반도체 기업 가운데 최초로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CAC)의 '인터넷 안보 심사'를 받게 됐다. 앞서 CAC는 핵심 정보 인프라 공급망의 안전 보장과 잠재된 안보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마이크론의 중국 내 판매 제품에 대한 인터넷 안보심사를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구체적인 심사 배경이나 기간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中의 美마이크론 규제, 삼성·SK하이닉스에 경고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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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처는 중국 반도체 생산 기업에 대한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를 금지하고, 일본과 네덜란드에 대중 수출 규제 동참을 요구하는 미국의 고강도 규제 와중에 나온 것이다. SCMP는 이에 대해 "CAC의 심사는 중국과 미국 간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규제 움직임은 한국과 일본 등 주변국에 대한 '경고 신호'로도 읽힌다. 반도체 자문회사인 아이씨와이즈(ICwise)의 왕리푸 애널리스트는 "한국, 중국과 대만은 미국 주도의 칩4 동맹에 가입돼 있다"면서 "한국은 특히 마이크론에 대한 CAC의 안보 심사를 주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왕 애널리스트는 "아직도 중국에 제조 시설을 두고 있는 한국 메모리칩 제조업체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번 심사는 '미국의 조처를 따르지 말라'는 경고 신호를 준다"고 부연했다.

유사 조처가 네덜란드를 향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네덜란드는 첨단공정에 사용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대중 수출을 제한한 데 이어, 수출 제한 품목 범위를 더 넓히겠다고 지난달 초 발표한 바 있다. 왕 애널리스트는 "고급 칩 제조 장비의 수출을 제한한 네덜란드에도 이러한 심사가 적용될 수 있다"면서 "(수출제한은) 중국 반도체 역량 강화의 목표를 약화하는 강력한 동맹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론에 대한 심사가 장기화 될 경우 상황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통상 CAC의 인터넷 안보 심사는 최소 30일 가량 걸리지만, 상황에 따라 더욱 길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중국 공유차량 기업인 디디추싱에 대한 CAC의 안보 심사는 시작부터 벌금 부과 까지 약 1년이 소요됐었다. 반도체 분야를 전문으로 다루는 펑치옹 변호사는 SCMP에 "마이크론 제품에 안보상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만, 다양한 처벌이나 제한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면서 "벌금은 가장 가벼운 경고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펑 변호사는 "이러한 움직임은 시장 개방의 당근을 보여주면서도, 우리를(중국을) 화나게 하면 채찍으로 반격할 수 있다는 정부 관리들의 태도가 반영돼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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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최근 진행된 중일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일본의 대중 반도체 규제 동참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관련행보를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친강 중국 외교부장은 히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에게 '내가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도 강요하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기소불욕 물시어인)는 논어 위령공편의 구절을 언급하며, "역사와 인민에게 부끄럽지 않은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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