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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천자]이강재 교수의 '논어처럼 이끌어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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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아시아경제는 '하루만보 하루천자' 뉴스레터 독자를 위해 매일 천자 필사 콘텐츠를 제공한다. 필사 콘텐츠는 일별, 월별로 테마에 맞춰 동서양 고전, 한국문학, 명칼럼, 명연설 등에서 엄선해 전달된다. 오늘은 이강재 서울대학교 교수(중어중문학과)의 저서 <논어처럼 이끌어라>의 일부를 소개한다. 글자수 1014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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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에는, 백성들을 정치적인 역량으로 인도하면서 형벌을 이용해서 백성을 바로잡겠다고 하면 백성들은 적발되어 벌을 받지만 않으면 부끄러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정치적 수단이나 형벌로만 백성을 바로잡으려고 하면 사람들은 피하기만 할 뿐이라는 것이다. 공자는 이와 반대로 백성들을 도덕적인 감화력으로 인도하고 예절을 이용하여 바로잡으려 하면 백성들은 설령 적발을 피해 벌을 받지 않더라도 스스로 부끄러워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고친다고 설명한다. 즉 정치적인 힘이나 형벌에만 의지한 채 백성을 통치하려고 해서는 안 되며 도덕적으로 감화시키고 예의를 통해 그들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구절은 현대의 법치주의 관점에서 본다면 제도보다 인간의 심성에 의존한다는 약점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아무리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시스템으로서의 법률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인간을 먼저 고려하지 않는 법률과 제도가 우선이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지금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다고 하지만 현재의 법률과 제도가 힘없고 돈 없는 사람에게까지 똑같이 적용되는 공정성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을 자주 발견한다. 그런 점에서 인간에 대한 무한한 믿음을 전제로 하는 공자의 생각은 여전히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다.

통치 방식에 대한 백성들의 반응은 도덕적인 감화력이 형벌보다 더 강력하다는 증거이지만, 우리의 현실에서 정말 그럴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일상적인 뉴스에서 사회의 많은 죄악을 볼 수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공자의 생각에 의하면, 이러한 현상은 오히려 현재 형벌이나 법에 기대어 사람들을 통치하려고 했기 때문에 벌어지는 결과이다. 여기에 더해 공자는 윗사람, 즉 사회의 리더부터 스스로 도덕적으로 완전해서 백성에게 모범이 되어야 백성들 스스로 그것을 따라갈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와 통하는 말로 "덕불고, 필유린(德不孤必有隣)"이라는 구절이 있다. 덕을 가진 사람, 훌륭한 도덕을 갖추고 있는 사람은 결코 '불고(不孤)'하다. 즉 외롭지 않다. 왜냐하면 '필유린', 즉 반드시 이웃이 있기 때문이다.


-이강재, < 논어처럼 이끌어라 >, 21세기북스,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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