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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명분도 실익도 없는 대·중견기업단체의 '납품대금 연동제' 보이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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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앞줄 왼쪽에서 세번째)이 8일 서울 서초구 KT우면 연구센터에서 열린 '납품단가 연동제 로드쇼 개막식'에 참석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앞줄 왼쪽에서 세번째)이 8일 서울 서초구 KT우면 연구센터에서 열린 '납품단가 연동제 로드쇼 개막식'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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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KT우면연구센터에서 열린 '납품대금 연동제 현장안착 TF' 발대식. 일찍 현장을 찾아 자리에 앉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표정이 여느때와 달리 어두웠다. 대한상공회의소·전국경제인연합회 등 대·중견기업 경제단체 4곳이 끝내 자리하지 않아서다. 행사가 시작되고 마이크를 잡은 이 장관은 작심한듯 "대·중견기업 경제단체의 참여를 적극 요청했지만 끝내 오지 않았다"면서 "굉장히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10월4일부터 시행하는 납품대금 연동제의 효과적인 안착을 위해 업계 의견을 모아 하위법령을 만들고 대대적인 홍보를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연동제는 원청업체와 하청업체가 거래 할 때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납품대금에 자동 반영하는 제도다. 지난해 말 연동제 관련 법안이 14년 만에 국회를 통과하자 비로소 대·중소기업이 상생의 첫 발을 떼고 앞으로 나아가게 됐다는 기대가 모아졌다.

하지만 연초부터 이런 기대는 우려로 바뀌었다. 대·중견기업 경제단체가 TF 출범식을 비롯해 '연동제 로드쇼'마저 불참했기 때문이다. 대·중견기업 단체는 연동제가 시행되면 소비자 가격 상승과 공장 해외이전 등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러나 연동제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법안이 아니다. 이미 각종 장·단점을 놓고 십수년간의 숙의를 거쳤다. 지난해 여·야가 합의해 만장일치로 통과한 법안에 이제 와서 몽니를 부리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 더욱이 이번에 출범한 TF도 그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꾸린 조직이다. 불만이 있으면 적극 참여해 토론하면 될 일이다.


이들 단체의 보이콧은 회원사에 실익을 가져다주지 못할 수도 있다. 정부는 현재 연동제에 미리 참여하는 '동행기업'에 각종 지원사업의 가점을 부여하고 1조원 규모 금리감면 대출 등 16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추가 지원 방안도 논의중이다. 앞으로 연동제를 성실히 이행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철저히 구분하겠다는 의도다. 대·중견기업이 단체가 강요한 일방적 주장만 따르다 자칫 정부와 업계에로부터 외면당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이러니하게도 대·중견기업 단체의 핵심 기업이기도 한 삼성·현대·LG·포스코 등은 일찌감치 자체적으로 연동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번 TF에도 참석해 업계 의견을 적극 듣고 의견도 개진했다. 현장에서 만난 주은기 삼성전자 부회장은 "대기업의 경쟁력은 대기업 혼자 키울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연동제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제도로 잘 정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중견기업 단체는 과연 무엇을 위해 명분도 실익도 없는 반대에만 열중하고 있는지 스스로에 되물을 때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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