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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게임체인저' 팍스로비드의 씁쓸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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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운드 효과, 비싼 가격 등에 보급 저조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적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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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2021년 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확산) 와중에 '게임체인저'라는 기대를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했던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비싼 가격과 부작용 우려 등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가 3일(현지시간) 지적했다.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팍스로비드는 2021년 12월 미국에서 첫 승인을 받으면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먹는 약인 팍스로비드는 항바이러스제인 니르마트렐비르와 촉진제인 리토나비르를 합성해 만들었다. 임상에서 고령자·기저질환자 등 취약계층들이 발병 후 3일 이내에 복용할 경우 사망ㆍ입원율을 최대 89%까지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나 전세계적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이 약은 현재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보건당국이 1000만명 분의 팍스로비드를 구매했지만 사용된 것은 670만명분에 그쳤다. 영국 소재 보건통계회사 에어피니티가 최근 의사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신규 코로나19 환자 대상 팍스로비드 처방률은 영국의 경우 0.5%에 불과하며, 미국도 13%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이처럼 팍스로비드 처방이 저조한 이유로는 비싼 가격과 공급 부족 외에도 원인 모를 리바운드 현상, 즉 회복 후 재확진되는 사례가 보고되면서 사람들이 복용을 주저하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로셸 월렌스키 국장과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 등의 재확진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팍스로비드가 발병 초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복제ㆍ확산을 예방해 중증화를 막는 것은 확실하며,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 '리바운드 현상'은 모든 코로나19 환자들에게서 나타나고 있어 팍스로비드의 결함이나 부작용과는 거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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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캘리포니아대 감염병 교수인 데이비 스미스는 네이처에 "팍스로비드는 단일클론 항체치료제들이 무력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후 고위험군의 사망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치료제로 남아 있다"며 "오미크론에도 통할 정도로 좋은 효과를 가진 게임체인저였지만 리바운드 현상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복용을 꺼리게 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약물과 병행 투입이 불가능하며, 일부 사람들의 경우 복용 후 입맛이 쓰거나 쇠맛을 느끼게 만들어 독성이 있다는 불안감을 주는 등 부작용도 보고되고 있다.


인프라 부족도 걸림돌이다. 팍스로비드는 감염 초기에 복용해야 효과가 있는 만큼 해당 국가의 검사ㆍ처방ㆍ투약 등 의료 인프라가 갖춰져 있느냐가 보급 확대의 핵심 요소다. 이같은 인프라가 부족한 저개발국가 및 선진국의 일부 계층에서는 제대로 보급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 미국의 경우 30개 지역의 코로나19 환자 70만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백인 등 잘 사는 계층에 비해 흑인ㆍ히스패닉 등 소외 계층들은 팍스로비드 처방률이 각각 36%ㆍ30% 가량 낮았다.


다른 치료약들의 등장도 팍스로비드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일본 보건당국은 시오노기 제약과 홋카이도대가 공동 개발한 1일 1회 복용 항체치료제 엔시트렐비르를 승인했다. 중국도 지난해 7월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를 승인한 바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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