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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권역서 고려·조선 유물 대량 발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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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후원 기초조사 연구' 결과 공개
토기, 도기, 옹기, 기와 조각 등 나와
"호기심 위주의 단순 관람 방식 벗어나야"

청와대 권역서 고려·조선 유물 대량 발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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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숙종 때 이궁(왕궁 밖 별궁)이 있었다고 전해지는 청와대 권역에서 당시 것으로 추정되는 기와 조각 등이 나왔다. 조선 경복궁 후원의 흔적까지 확인돼 역사적 가치평가·조사가 시급해 보인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지난해 5월 국민에게 개방한 청와대 권역의 역사적 가치를 확인하고 체계적 보존·관리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국건축역사학회 등에 의뢰한 '경복궁 후원 기초조사 연구' 결과를 3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모두 여덟 곳에서 고려·조선 시대에 쓰였다고 추정되는 유물이 확인됐다. 청와대 본관 서남쪽에서는 크기가 작은 토기와 도기, 옹기, 기와 조각 등이 발견됐다. 침류각과 궁궐 담장(궁장) 일대에서는 기와 조각과 도기, 백자, 전돌 등이 수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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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적지 않은 수의 유물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라며 "수습된 대부분이 기와라는 점, 그리고 조선뿐 아니라 고려 기와로 볼 수 있는 유물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고려 남경과 관련한 건물지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정밀 조사를 통해 정확한 기술 조사 범위를 설정하고 유물 흔적을 찾아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남경에 관한 기록은 '고려사', '고려사절요' 등에서 확인된다. 고려 술가 김위제는 숙종에게 북한산 남쪽과 남산 북쪽에 도성을 건립하기를 청하는 상서를 올렸다. 풍수사 최사추에게 지세를 살피게 해 남경개창도감을 설치하고 산수 형세에 따라 궁궐을 완성했다. 고려 왕실은 서경(평양)·동경(경주)과 함께 삼경의 축으로 지정하고, 지방 운영의 핵심 역할을 부여했다. 자세한 내용까지는 알 수 없다. 관련 사료가 부족해 연구가 정체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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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후원의 경우는 반대다. 고종실록, 일성록, 승정원일기, 경복궁영건일기, 궁궐지, 주연선집 등에 각 공간의 용도, 기능, 연혁 등이 기록돼 있다. 그 덕에 전문가 세 명이 맨눈으로 과거 항공 사진, 건물 배치도 등을 대조한 이번 조사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 있었다. 청와대 권역 담장이 경복궁 후원 궁장과 일치한다는 보고가 대표적인 예다. 담장 하부 세 곳에서 '영(營)'이나 '훈(訓)' 자가 새겨진 돌도 찾아냈다.

연구진은 보고서에 다양한 영역에서 종합적인 조사가 더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재의 활용 방식은 기초조사와 보존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채 매우 한정된 역사적 시기를 대상으로 호기심 위주의 단순 관람 방식에 머무르고 있다"라면서 "경복궁 후원 영역이 갖는 진정한 역사적 가치를 충분히 인식하고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활용이 가능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청와대는 지난 7개월여 동안 방문객 약 278만 명이 다녀갔다. 정부는 단순 개방을 넘어 역사보존 및 활용을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구체적 방안을 검토해왔다. 이번 조사 결과는 그 기초자료에 가깝다. 경복궁 후원을 중심으로 고려 시대부터 청와대 개방 이전까지의 시대적 변천을 다뤘다. 분야별 현황을 정리해 문화·자연 유산적 가치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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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능유적본부는 "담장 주변과 지형 변화가 적은 청와대 동쪽 지역 등에 다양한 역사적 층위가 존재하고 있음이 입증됐다"라며 "역사적·학술적·경관적 가치가 있다는 판단과 함께 체계적 보존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도 "청와대 권역의 역사적 가치를 구명하고, 국민을 위한 보존활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추가 조사 여부는 역사·문화·예술·관광 등 전문가들이 참여한 대통령실 '청와대 관리·활용 자문단'에서 결정된다. 애초 지난해 말 구체적인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아직 깜깜무소식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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