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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속 인물] 노벨문학상 수상자 아니 에르노, 여성과 노동자의 삶을 증언하다

최종수정 2022.10.14 15:17 기사입력 2022.10.07 11:30

"체험하지 않은 허구는 쓰지 않는다" 불륜, 임신중절 등 금기에 도전
꾸밈 없고 직설적인 문체로 여성과 노동자 계층의 삶 그려내

(세르지 로이터=연합뉴스) 2022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82)가 자택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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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소종섭 정치사회부문에디터, 김윤진 인턴기자] 2022 노벨문학상 수상자 아니 에르노(Annie Ernaux)는 계급과 젠더의 관점에서 개인의 삶을 직시해온 작가다. 거침없고 때때로 선정적인 서술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사회적 불평등을 들추는 '칼 같은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1940년 프랑스 릴본에서 태어나 노르망디의 소도시 이브토에서 자란 에르노는 소상공인이었던 부모님 아래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루앙대학교 문학부를 졸업한 뒤 중등학교 교사로 일했고, 1971년 현대문학 교수 자격시험에 합격해 1977년부터 2000년까지 문학 교수로 교단에 섰다. 작가로 등단한 것은 1974년 자전적 소설 <빈 옷장>을 내면서다.

에르노는 화려한 수사나 감정적인 묘사 없이 객관적이고 담담한 문체로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작가로 평가된다. '직접 체험하지 않은 허구는 쓰지 않는다'는 철칙 아래에 경험의 사실적인 서술을 추구하며 "문학에 대한 전제를 뒤집었다"는 찬사를 받았다. 에르노는 자신의 직설적인 글을 '칼'에 비유하며 견고한 사회적 불평등을 드러내기 위한 정치적인 행동이라고 설명한다.


그의 작품은 개인의 경험을 사회·문화의 관점에서 조망하며 특히 여성과 노동자 계층의 보편적인 고통을 대변해온 것으로 인정받는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으로 금기시된 주제까지 사실적으로 서술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1991년 출간된 대표작 <단순한 열정>은 불륜 관계에 대한 강렬하고 선정적인 묘사로 당시 평단에 큰 충격을 안겼다. 2000년 발간한 <사건>에는 1963년 당시 불법이었던 작가의 임신중절 체험을 담아냈다.


에르노의 작품은 고국 프랑스를 넘어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전기적·사회적 소설의 출발점인 <남자의 자리>로 1984년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르노도상을 수상하고, 2008년 회고록 <세월>로 마르그리트 뒤라스 상, 텔레그램 독자 상 등 다수의 프랑스 내 문학상을 받았다. 2019년 <세월>이 맨부커 국제상 최종 후보에 오르면서 세계적으로도 이름을 알렸다. <사건>을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 '레벤느망'은 지난해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해마다 후보 명단에 오르며 노벨상 단골 후보로 불렸던 에르노는 마침내 지난 6일 2022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119명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운데 17번째 여성 수상자다. 2020년 미국 시인인 루이즈 글릭 이후 2년 만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개인적 기억의 근원과 소외, 집단적 구속을 밝혀낸 용기와 꾸밈없는 예리함"을 선정 이유로 꼽았다.


에르노는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해 "계속해서 부정의에 맞서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며 "여성과 억압된 이들의 권리를 위한" 투쟁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소종섭 정치사회부문에디터 kumkang21@asiae.co.kr김윤진 인턴기자 yj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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