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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윤이나, 당신은 아직 젊다

최종수정 2022.11.28 08:49 기사입력 2022.09.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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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 이후 19년 동안 거둬들인 우승은 6회. 골프 애호가라면 어렵지 않게 누군지 알 수 있다. 지은희(36) 선수다.


올해 지은희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난 5월 LPGA 뱅크오브호프 매치플레이에서 우승하면서 한국 여자선수가 LPGA 무대에서 세운 최고령 기록을 갈아치웠다. LPGA 무대에 진출한 한국 골퍼 대부분 20대에 은퇴하는 것과 사뭇 다르다. 20년 가까운 기간 동안 6승이면 결코 화려한 기록도 아니다. 세계 랭킹 1위인 고진영이 데뷔 5년만에 13승을 거둔 것과 비교하면 초라해 보일 수도 있다.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노장이 아닌 베테랑으로 불리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 나들이에서 어린 후배들에 밀려 컷오프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지만 개의치 않는다. 승패에 관계없이 그는 여전히 열정적인 현역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지은희 선수의 골프 인생을 지켜보며 떠오른 선수가 있다. 고의적인 오구 플레이와 늑장 신고로 최근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로부터 3년 출장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은 윤이나다.


기자는 일전에 윤이나의 오구 플레이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른 직후 쓴 칼럼에서 ‘선처를 경계해야 한다’는 칼럼을 썼었다. 3년 출장정지라는 징계가 적정한지 여부를 더이상 따지는 것은 소모적이다. 어쨌건 선수 본인은 이번 징계를 겸허하게 수용했고 논란은 일단락됐다.

다만 KLPGA의 징계 결정 이후 일각에서 제기되는 "선수 생명이 사실상 끝났다"는 다소 과격한 평가에는 동의할 수 없다. 물론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해야 하는 프로 선수에게 3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만만치 않다.

하지만 그는 이제 겨우 19세다. 주어진 징계 기간을 오롯이 채우더라도 22세에는 KLPGA 무대 복귀가 가능하다. 굳이 징계가 아니더라도 그는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따른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여기에 여론이 나서 그의 선수 생명을 멋대로 재단하는 것에는 단호히 반대한다.


비록 순간의 잘못에 가렸지만 그의 잠재력은 여전히 무궁무진하다. 기자는 3년의 시간이 흐른 후에도 그 잠재력은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믿는다.


‘103세 철학자’로 불리는 김영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최근 아시아경제가 주최한 ‘굿브레인 2022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90세까지는 늙었다는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 청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하물며 아직 20세가 채 안된 어린 선수가 저지른 잘못은 결코 회복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여론 재판은 이미 충분히 이뤄졌다. 이제 골프계와 언론이 할 일은 잠시 그를 놓아주는 것이다.

윤이나 선수 스스로에게도 이 시간은 소중하다. 그는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3년전 한 인터뷰에서 "볼을 치는 게 그저 좋았고 그 볼이 시원하게 날아가는 모습을 보는 게 즐거웠다"고 말했었다. 그의 잘못은 따지고 보면 ‘성공’에 대한 압박이 낳은 결과다. 초심으로 돌아가 골프 자체를 즐기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 3년 후 그가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무대에 다시 돌아오기를 응원한다.


정두환 트렌드 매니징에디터 dhjung6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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