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기車 차별해소' 전방위 대응…대표단 방미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한국 정부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 한국산 전기차가 제외된 것과 관련해 대표단을 파견했다.
안성일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 손웅기 기획재정부 통상현안대책반장, 이미연 외교부 양자경제외교국장 등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대표단은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대표단은 오는 31일까지 워싱턴DC에 머물며 미국무역대표부(USTR), 재무부, 상무부 등 관련 부처 관계자와 의회 인사들을 만나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제도에 대한 한국 정부 입장과 우려를 전달하고 보완 대책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안 실장은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제도와 관련해서 우리 기업의 입장과 정부의 우려를 전달할 예정"이라면서 "앞으로 양국 간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공식 의제로 한미 정부간에 이 문제를 협의하면서 우리측 우려 사항을 해소하기 위한 밀도있는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대통령 서명을 거친 인플레 감축법에는 전기차 구매자에게 최대 7500달러의 세금 공제를 제공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그 대상을 북미에서 최종 조립되는 전기차를 사는 소비자로 한정해 현대차그룹이 현재 미국에서 판매하는 전기차 등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는 모두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 중이다. 이로 인해 매년 10만여대의 전기차 수출이 차질을 받을 것으로 자동차산업협회는 추산했다.
정부는 이 같은 차별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세계무역기구(WTO)의 내국민 대우 및 최혜국 대우 원칙을 위반할 소지가 크다고 보고 있다. 내국민 대우는 외국에서 들여온 제품을 자국 제품과 동등하게, 최혜국 대우는 다른 국가에 부여한 조건보다 불리하지 않게 대우해야 한다는 국제 무역체제의 기본적인 원칙이다.
다음 달 8~9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장관급 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는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도 인플레 감축법 협의차 워싱턴DC도 찾을 것으로 전해졌다. 안 본부장은 미국 정부에 우리 정부의 우려를 담은 공식 서한도 이미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윤석열 대통령의 참석이 예상되는 유엔총회를 무대로 한미 정상이 직접 협의할 가능성도 있다. 유엔총회 참석차 다음 달 18∼20일 뉴욕을 방문할 예정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간 만남이 성사될 경우 관련 내용이 경제 의제 중 하나로 다뤄질 전망이다.
현재 정부는 이 같은 법 내용을 한국 기업에 불리하지 않도록 수정하거나 한국 기업에 대한 구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미 법이 발효된 상황에서 이를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안팎에서는 현대차가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을 완공하는 2025년까지만 관련 법 적용이 유예될 경우 타격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 나오지만, 이를 위해서도 법 개정이 필요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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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의 이런 전방위적 대응에 대해 미국 정부도 해법 마련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는 기류로 전해졌다. 미 정부 당국자들은 정진석 국회부의장 등 여야 의회 대표단에도 "한국의 우려와 분노를 잘 인지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오는 11월 중간 선거가 예정돼 있어 관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쏟아진다. 휴회를 끝내고 9월부터 재가동되는 미국 상·하원을 상대로 조기에 차별 해소 성과를 끌어내지 못할 경우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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