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된 진료기록 원본 미보관… ‘예강이법’ 위반 병원장 벌금형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수정된 진료기록의 원본을 보관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병원장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심현근 판사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병원장 A씨(54)에게 최근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심 판사는 "진료기록부 원본을 보존하도록 정한 이유는 의료분쟁 발생 시 수정 여부가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고, 의료행위의 변화 과정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라며 "피고인은 의료기관 개설자로서 이 같은 의무를 게을리해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은 전자의무기록시스템의 전문가는 아니므로, 프로그램에서 진료기록부의 수정본을 보존하는지 여부까지 알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가 본래 사용하던 프로그램을 2013년 처음 도입했을 땐 관련 법이 개정되기 전이어서, 그 성능의 한계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을 것이란 취지다.
앞서 A씨는 서울 관악구의 한 병원을 운영하면서, 소속 의사 B씨(46·남)가 2019년 7월16일 낮 12시쯤 자신의 환자 C씨(44·남)에 대해 응급기록지를 총 6차례 수정하고 이를 삭제한 뒤 재작성했음에도 원본을 보존하지 않은 혐의받게 됐다.
C씨는 B씨에게서 무릎 골절 수술을 받았지만, 고정했던 뼈가 어긋나면서 진행된 재수술 이후 통증을 호소하며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 의료법 제22조 2항은 '의료기관 개설자는 진료기록부가 추가기재·수정된 경우 수정 전의 원본을 보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법 조항은 코피가 계속 나와 동네 병원을 찾았다가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사망한 전예강 어린이의 이름을 딴 '예강이법'(의료분쟁 조정신청 자동개시제도)에 이어 발의돼 '제2 예강이법'으로 불린다.
B씨는 C씨에 대한 수술방법 및 부위, 상태 및 치료 경과 등을 제대로 기록하지 않은 혐의로 A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다만 심 판사는 B씨에 대해 "증거 등을 종합하면 의사로서 재량을 넘어 진료기록부를 부실하게 작성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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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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