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탈원전 백지화' 선언에 GS·삼성·두산 SMR 맞손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다음 달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백지화할 것이라고 선언한 가운데 GS, 삼성, 두산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소형모듈원자로(SMR) 발전소 사업을 위해 뭉쳤다. 세계 최고 수준의 SMR 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뉴스케일파워와 함께 세계의 SMR 발전소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GS에너지· 두산에너빌리티 · 삼성물산 은 뉴스케일파워와 세계에 SMR 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사업 개발을 공동 추진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26일 서울시 강남구 GS에너지 본사에서 맺었다고 밝혔다. 행사엔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나기용 두산에너빌리티 부사장, 이병수 삼성물산 부사장, 김성원 GS에너지 부사장 및 존 홉킨스 뉴스케일파워 사장 등이 참석했다.

허 사장은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사명이며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수단이 SMR"이라며 "뉴스케일의 세계 최고 SMR 기술과 한국의 우수한 원전 및 발전사업 역량이 어우러져 전 세계에 큰 기여를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존 홉킨스 뉴스케일 사장은 "이번 행사를 아시아 전역에 탄소 배출이 없고 안정적이며 경제적인 에너지를 제공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로 생각한다"고 했다.

뉴스케일파워의 SMR은 세계 최고 원자력 기관인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 인증을 2020년 유일하게 따냈다. 전력 생산뿐 아니라 고온의 스팀을 활용한 수소 생산, 해수 담수화 및 산업단지 공정열 공급 등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게 뉴스케일 SMR의 특징이다. 2029년 미국 아이다호주에 뉴스케일 SMR 발전소가 건설돼 상업 가동될 예정이다.

협약 이후 뉴스케일의 SMR 기술과 한국 민간 발전사업 1위 GS그룹의 발전소 운영능력, 세계적인 수준을 갖춘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자력발전 기자재 공급능력, 삼성물산의 발전소 시공역량 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SMR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되는 세계 원자력발전 시장을 주도할 협력 체계를 마련하게 됐다. 국내 3사가 뉴스케일파워와 발전소 사업을 공동 개발하면 원전 기자재 제작, 발전소 시공·운영 등 대부분을 국내 기업이 담당하게 되는 만큼 국내 원전 산업 생태계 회복과 국가 경제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SMR은 대형 원전의 원자로, 증기 발생기 등 주요 기자재를 하나의 모듈로 일체화한 300㎿ 이하의 소형모듈원자로다. 대형 원전보다 안전성과 경제성이 뛰어나고 탄소 배출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에 따르면 2035년까지 소형모듈원자로 시장은 연 15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