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글로벌 금융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구었던 뉴스는 넷플릭스 주가 폭락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이른바 ‘빅스텝’ 발언이었다. 각각 별개처럼 보이는 2개의 소식은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지 모를 거대한 위기에 대한 일종의 위험 신호다.
지난 1분기 넷플릭스 전 세계 가입자는 20만명 감소했다. 이 회사의 가입자가 줄어든 것은 11년 만에 처음이다. 넷플릭스는 이에 더해 2분기에는 무려 200만명의 가입자가 더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주가는 하루 만에 35% 곤두박질쳤다.
넷플릭스는 가입자 감소의 원인을 계정 공유, 러시아 시장 철수, 과열된 경쟁 등에 돌렸다. 시장의 판단은 이와 달랐다. 코로나19를 거치는 과정에서 비정상적으로 부풀려졌던 거품이 꺼지는 과정으로 인식했다. 넷플릭스 주가가 폭락한 날 디즈니 등 경쟁사들의 주가도 함께 맥을 못 춘 것이 이를 방증한다.
시장에 더욱 충격을 준 것은 "0.5%포인트가 5월 회의에서 논의될 수 있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었다. 시장에서는 올해 말 미국의 정책 금리가 2.25~2.5%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현재(0.25~0.5%)보다 무려 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일부에서는 한꺼번에 0.75%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파월 의장 발언 이후 뉴욕 주가는 이틀 연속 급락했고 그 충격파는 이번주 아시아 시장까지 이어졌다.
Fed의 금리 인상이 40년 만에 최고로 치솟은 미국의 물가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인플레이션은 수요적 측면과 함께 공급 충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최근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코로나 봉쇄로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더욱 가중됐다. 고물가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은 전 세계 경제를 예상치 못한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 위기는 약한 고리에서부터 모습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체력이 허약하진 국가들은 이미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 스리랑카가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한 데 이어 파키스탄, 이집트의 부채도 위험 수준이라는 경고음이 들린다.
미국과의 금리차가 벌어지면서 최근 중국은 자본 유출로 인한 위안화 약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엔화 가치가 20년 만에 최저로 떨어지자 일본에선 ‘나쁜 엔저’라는 말까지 나왔다.
Fed의 금리 인상에 앞서 한국은행은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1.5%까지 올렸다. 그럼에도 달러화 강세에 원·달러 환율은 1250원대까지 치솟은 상태다. 외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코스닥과 코스피는 연일 약세다. 원화 약세는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가뜩이나 높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
미국이 연달아 빅스텝을 밟을 경우 한은도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다. 저금리에 빚을 끌어다 쓴 자영업자와 2030 ‘영끌족’들은 대출금리 상승에 벌써부터 아우성이다. 정부 정책에 힘입어 겨우 버티던 한계기업들이 연쇄 도산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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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내달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다면 2000년 5월 이후 처음이 된다. 22년 전 Fed의 빅스텝은 닷컴 붕괴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넷플릭스의 주가 폭락을 보고 당시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 충격을 줄이기 위해선 미리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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