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 강호창役
"학교폭력 개인에서 집단으로 지능화, 부모 역할 중요"
29년차 배우의 연기 철학

사진=마인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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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일터(촬영장)에서 선배와 후배가 어디 있나요? 그저 서로 연기하는 동료죠. 제가 그들의 과거와 오늘을 어떻게 평가하겠습니까. 그럴 안목도, 겨를도 없습니다."


배우 설경구는 25일 오전 아시아경제와 화상으로 만나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감독 김지훈)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천우희에게 '선배'로서 조언해줬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설경구를 아는 사람이라면 꽤 새로울 것 없는 답변이다. 후배 연기자를 '동료'로 바라보고 대하는 마음가짐에 관해 늘 말해온 바. 데뷔 29년차 배우의 마음가짐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뭘까.


많은 배우가 모인 촬영장에서는 선배가 후배 연기자에게 소위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함께 눈을 바라보며 감정을 주고받는 배우들은 누구보다 상대의 부족한 점이 보이기 마련. 선배라면 더 그럴 수 밖에. 배우들은 함께 이야기 나누면서 아쉬운 점을 지적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작품이, 나아가 자신까지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많은 배우는 흔히 후배에게 '연기 조언'이라는 것을 한다.

설경구는 다르다. 촬영장에서 함부로 조언하지 않는다는 철학이다. 여기에는 후배를 '후배'가 아닌 '동료'로 바라보는 관점 차이가 깔려있다. 오래 연기했다고 해서 우위로 보지 않고 아래 두고 보지도 않는 것.


"저는 촬영장에서 굉장히 예민한 배우였지만, 이제 그 예민함을 걷어내려 합니다. 영화 '우상'을 촬영할 때 천우희가 굉장히 힘든 연기를 마치고 나서 웃더라고요. 이유를 물으니 '힘들어하면 나아지나요? 웃어야죠'라는 겁니다. 그 말을 듣고 '빵' 하고 한 대 맞은 기분이 들었어요. 천우희한테 배웠죠. 그 후에는 헛웃음이라도 웃습니다. 후배는 평가할 대상이 아니에요. 오히려 제가 배우는 부분이 더 많은, 동료일 뿐이죠."


영화에서 아들로 호흡을 맞춘 배우 성유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설경구는 "감히 후배를 평가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함께한 세 번째 작품인데, 나이답지 않게 강직하고 묵직했다. 그 묵직함에 믿음이 갔고 상대역으로서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 어떻게 성장하고 커갈지 동료로서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설경구의 철학 "현장에 선배와 후배가 있나요?" 원본보기 아이콘

[인터뷰] 설경구의 철학 "현장에 선배와 후배가 있나요?" 원본보기 아이콘


설경구가 주연을 맡은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가 오는 27일 개봉한다. 그는 변호사이자,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 강한결(성유빈 분)의 아버지 강호창으로 분한다. 그는 "괴물, 악마가 되어가는 부모의 모습을 거부하는 영화"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부모의 역할에 관객들도 고민하고 공유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영화의 소재인 학교폭력에 대해 설경구는 "영화 한 편이 세상을 바꾸지 않겠지만 꾸준히 건드려야 하는 문제"라고 바라봤다. 이어 "뉴스를 통해 전해지는 사건이 연일 공분을 사고 있다. 범죄 강도가 세지고 개인에서 집단으로 괴롭힘이 확장되면서 지능화 되고 있다"며 한숨 쉬었다.


"가해 학생이 용서를 구할 기회마저 부모들이 없앴다는 잔인한 이야기가 나오잖아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식은 괴물이 되고 부모는 악마가 된다'는 영화의 카피에 공감합니다. 이러한 일들을 바라보며 책임감보다는 어른으로서 무능력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킹메이커' '야차'에 이어 올 상반기에만 주연작 3편을 선보였다. 연이어 인터뷰 카메라 앞에 앉은 설경구는 "데뷔 후 처음 겪는 상황인데, 정신이 하나도 없다"며 멋쩍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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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배우는 촬영을 마친 영화가 5~6편이 넘는다고 걱정하더라고요. 저는 이 와중에 개봉을 꾸준히 했는데, 최근에는 영화 '소년들', '더문' 등을 찍고 있습니다. 영화계가 하루빨리 정상화되길 바랍니다. 여름 시장을 기점으로 회복되지 않을까요? 극장에서 음식물 섭취가 가능해졌다고 합니다. 하루빨리 정상화돼서 영화 촬영장도 원위치로 돌아가길 바랍니다. 여기저기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다 보니 촬영도 원활하지 않아요. 예전의 일상으로 되찾고 싶습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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