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성공한 佛마크롱, 분열 봉합 과제…6월 총선이 시험대(종합 2보)
프랑스 대통령 선거 결선이 치러진 24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오른쪽)이 아내 브리지트 여사와 함께 파리 샹드마르스 광장을 찾아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선거 결선에서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를 제치고 승리를 거머쥐면서 연임에 성공했다. 프랑스 대통령이 연임하는 것은 2002년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 이후 20년 만이다. 5년 전과 똑같은 구도로 치러진 이번 대선에서 프랑스 사회는 극심한 분열상을 드러냈다. 마크롱 정부 2기 앞에 가시밭길이 놓여 있음을 예고한 것이다. 오는 6월 총선을 앞두고 마크롱 대통령에게 "허니문은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5년 새 절반으로 좁혀진 격차
프랑스 내무부가 이날 공개한 대선 잠정 개표 결과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이 58.55%의 득표율을 기록해 르펜 후보(41.45%)를 제치고 승리를 거뒀다.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는 2017년과 올해 두 차례 대선에서 맞붙었는데, 득표율 격차는 32%포인트에서 17%포인트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번 결선 투표율은 72%로 1969년 68.9% 이후 53년 만에 가장 낮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30분 아내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와 함께 파리 샹드마르스 광장을 찾아 승리를 선언했다. 그는 "여러분들이 나의 사상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극우의 사상을 막기 위해 나에게 투표했다는 것을 안다. 나는 더 이상 어느 한 쪽의 후보가 아니다.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라면서 변화를 예고했다.
르펜 후보는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43%가 넘는 득표율(추정치) 자체로 눈부신 승리"라면서 "소수가 권력을 장악하지 않도록 에너지와 인내, 애정을 갖고 프랑스와 프랑스 국민에게 했던 약속을 계속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면서 곧이어 치러질 오는 6월 총선에서의 승리를 다짐했다.
안도한 유럽 정상들
유럽의 지도자들은 잇따라 환영 메시지를 내고 있다. 이번 대선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으로 유럽의 단결이 중요한 현 시점에 치러졌다. 중도·친유럽연합(EU) 행보를 보였던 마크롱 대통령 대신 극우·친러시아 성향의 르펜 후보가 당선될 경우 유럽 정치 지형도가 큰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던 상황이다.
24일(현지시간) 프랑스 대통령 선거 결선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한 가운데 파리 에펠탑 인근에 지지자들이 모여 프랑스 국기와 유럽연합(EU) 깃발을 흔들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트위터에 "우리의 탁월한 협력을 계속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우리는 함께 프랑스와 유럽을 나아가게 할 것"이라고 썼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프랑스는 우리의 가장 가깝고 중요한 동맹국 가운데 하나"라면서 "우리 두 나라와 세계에 가장 중요한 문제들에 관해 계속 함께 일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프랑스 유권자들은 오늘 유럽에 대한 강한 헌신을 보여줬다. 우리가 계속 좋은 협력 관계를 이어나가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도 마크롱 대통령의 당선에 안도하는 반응이다. 이날 호주 시드니 시장에서 유로화는 1.0844달러로 전장 대비 0.5% 상승 개장했다. 시장에서는 르펜 후보가 당선될 경우 2016년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 등과 같이 크게 요동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6월 총선 첫 시험대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의 2기 정부는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첫 과제는 바로 오는 6월에 있을 총선이다. 여당인 전진하는공화국(LREM)이 하원을 장악하지 못하면 공약을 실행하기 위해 야당과 협력해야 한다.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이 5년 전에 비해 크게 떨어진 데다 지난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이 정당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만큼 하원을 장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외신들의 전망이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는 했지만 다수당을 차지한 야당 대표를 총리로 임명, 불편한 동거 생활을 시작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대선 1차 투표에서 3위를 기록했던 극좌 성향의 장 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후보는 결선 유세가 치러지는 기간 중 이미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든 총리 자리를 원한다면서 좌파 결집을 촉구했다. 좌파 정당이 의회를 차지할 경우 마크롱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연금개혁안에 대한 반발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르펜 후보를 중심으로 한 극우 세력이 단합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1차 투표에서 7.1%의 득표율로 4위에 이름을 올린 극우 성향의 에리크 제무르 르콩케트 후보가 이날 결선 결과가 나온 뒤 르펜 후보를 향해 ‘애국 블록’을 만들자면서 극우 진영의 단합을 강조했다. 르펜 후보가 패배를 인정하면서 오는 6월 총선 승리를 위한 의지를 내비친 만큼 극우 진영이 모여 한 목소리를 낼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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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외에도 마크롱 대통령은 물가와의 전쟁을 치러야한다. 코로나19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에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에너지·식료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프랑스 국민들의 관심이 물가에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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