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에 야당이 된 이상, 더불어민주당은 제대로 된 야당의 길을 갈 필요가 있다. 대선 패배가 실감이 되지 않고, 제1당의 정치파워가 여전하기에 야당으로서의 각오와 포부가 절박하지 않을 수 있다. 민주당은 언제든 준비되어 있는 수권야당의 정치적 위상을 공고히 함으로써 지지층의 정치효능감과 한국정치의 수준을 높인다는 자긍심으로 침체기를 힘차게 벗어나도록 향도하여야 한다.


민주정치의 최소조건으로서 국민이 언제든지 선택할 수 있는 정권교체형 여야 경쟁구도를 유지시키는 것은 필수이다. 즉 대안야당이 항시 구비되어 있는 정치체제여야 한다. 야당의 정치영역은 정부비판과 정책입안은 물론 정권교체라는 근본적인 대안제시까지이다. 이를 위하여 야당은 끊임없이 정치엘리트 계층의 확대와 다원화를 꾀하여 광범위한 정치적 기반을 쌓아가야 할 것이다. 국민이 의존하고 싶은 정당을 만들고, 그 힘으로 정권교체형 여야경쟁구도를 끌고가는 리더십 구축이 시급하다.

윤석열 당선인 인수위원회를 보면 민주당이 야당 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일을 벌여야 야당의 노릇을 할 터인데, 선거공약과 달리 정부조직법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을 보면 윤석열 정권은 정치목표와 비전설정을 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지방분권·정부혁신의 노무현 정부, 4대강의 이명박 정부, 소득주도성장의 문재인 정부와 달리 무정치의 박근혜 정부를 연상케 한다.


이슈파이팅이 없을 때 자칫 야당은 정치적 존재근거를 잃을 수가 있다. 이럴 때일수록 ‘제대로된 야당의 길’을 닦는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이번 대선패배가 상대후보의 국가발전 비전에 대한 선택이었다기 보다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정권에 대한 심판이었기에 자기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지며, 이참에 언제든지 재발할 지 모를 민주당의 구조적 결함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논단] 더불어민주당이 가야 할 '야당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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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한때 상당기간 반호남 지역주의 폐해와 야권연대로 인한 이념적 편협성, 그리고 패권적 계파의 폐쇄성이라는 3중고를 앓았었다. 과거 야권연대과정에서 같이하는 당사자끼리의 정치협상에 빠져 유권자와의 대화를 소홀히 하고 외면하는 우를 범한 적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의 위기는 지역주의적 폐해와 이념적 편협성에서 재현될 수 있다. 전국정당화와 견고한 중도층 지지확보는 수권야당으로서 필수조건임을 명심하여야 한다.


민주당에게 호환마마보다 더 무서운 것은 당내 계파정치의 폐쇄성이다. 소위 친노·비노, 친문·비문 등의 대립구도이다. 정권은 빼앗겨도 계파만 살아남으면 된다는 비정함이 완전히 사라져야 한다. 정당에서 계파는 필수적 전제조건일 수도 있다. 다만, 경쟁적 계파가 정당의 보약이라면 패권적 계파는 독약이 될 수 있다. 패권적 계파의 존재는 정당을 폐쇄적으로 운영하게 하고, 새로운 정치세력의 참여를 막으며 전국·전계층의 국민으로부터 멀어져 가게 한다.


3월 대선패배와 6월 지방선거 이후 치루어질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는 수권야당으로 가기 위한 중요 관문이다. 민주당 특유의 오랜 지병인 지역주의·이념적 편협성·계파 폐쇄성이 재현되지 않고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는, 즉 당의 체질을 완전하게 바꾸는 첫 출발이다. 주방장을 그대로 둔 체 식당 간판만 바꾼들 오래가지 않듯, 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에 새로운 사람과 생각들이 필요할 때이다. 좋은 야당의 존재야말로 민주선진국가의 바로미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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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철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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