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각)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러시아군의 대규모 공격이 시작됐다는 영상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각)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러시아군의 대규모 공격이 시작됐다는 영상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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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러시아의 계속되는 공세로 민간인 피해가 늘어나자 냉정함을 유지하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격앙된 발언을 쏟아냈다.


23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수도 키이우 독립광장 지하철역에서 열린 대규모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를 향해 "개자식들(bastards)"이라며 소리쳤다고 보도했다.

이는 남부 항구 도시 오데사에 미사일 공격을 가한 러시아에 대한 격분이다. 이날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보좌관은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이 오데사를 향해 6기 이상의 순항미사일을 쏴 군사시설과 민간 주거 건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생후 3개월 신생아를 포함해 8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다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사망한 아기가 태어난 지 1개월 됐을 때 전쟁이 시작됐다"며 "그들은 개자식들이다"라고 했다. 또한 러시아군을 나치와 러시스트 등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러시스트는 러시아와 파시스트를 혼합한 우크라이나 신조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심한 욕설을 여러 차례 사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그동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200여개 영상 연설과 20여개국 의회 화상 연설에서 냉정함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회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 외교적 길을 지지한다고 하면서도 격앙된 발언을 하며 화를 내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 평화 협상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CNN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마리우폴의 우크라이나군과 시민이 몰살되고, 러시아가 점령한 곳에서 가짜 주민투표를 시행한다면 협상을 중단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러시아를 향해 평화 협상 테이블에 나오라고 촉구하던 이전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이 배경에는 대폭 늘어난 서방의 군사적 지원이 있다. 지난 18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총공세를 펼치면서 서방의 무기 지원이 더 활발히 이루어졌다. 전쟁 초기에는 러시아와의 충돌을 피하고자 방어 차원의 무기만 제공했던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의 태도가 변화한 것이다.


미국이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한 규모 34억 달러(약 4조2000억원) 중 16억 달러(약 2조원)가 최근 열흘 사이에 이뤄졌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155㎜ 곡사포, M113 장갑차, Mi-17 헬리콥터 등 중무기를 대거 보냈다.


미국이 나서자 다른 동맹국들도 앞다퉈 무기 지원에 동참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23일 "우크라이나에 15억 유로(약 2조원) 상당의 무기를 보냈다"고 발표했다. 영국은 이달 안에 대전차·대공미사일 등이 포함된 1억3000만 달러(약 1600억원) 지원을 약속했고, 노르웨이도 단거리 미사일 100기와 경량형 대전차 화기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독일, 덴마크, 스페인 등에서도 무기 지원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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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내일(24일) 미국에서 사람들이 온다. 나는 미 국무·국방부 장관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와 백악관은 확인하지 않고 있다. 회담이 성사된다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 최고위급 인사의 첫 우크라이나 방문이 된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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