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부추긴 저성장·고물가 복합위기…시험대 오르는 尹정부
IMF 올해 韓 성장률 2.5% 제시…6개월새 0.8%P 하향 조정
세계 경제 성장률도 3.6%로 0.8%P 낮춰
전쟁 장기화로 공급망 훼손·원자재값 상승·인플레 확대 등 불확실성 고조
50조원 추경 공약·금리 인상 등 재정-통화 정책 수단 충돌 고심
[아시아경제 세종=김혜원 기자, 워싱턴(미국)=권해영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가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던 한국 경제에 복합 위기를 몰고 왔다. 전염병 창궐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교란에 전쟁 쓰나미가 덮치면서 경기 침체 속 물가 급등이 현실화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대로 올라서며 10년 만에 가장 높은 물가를 시현 중인 반면 회복세를 보이던 경제는 성장률 2%대로 후퇴할 조짐이 뚜렷하다. ‘고물가·저성장·고부채’ 삼중고를 안고 약 3주 뒤면 출범할 윤석열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기준금리 인상 등 상충하는 정책 수단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9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을 통해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제시했다. 지난 1월 수정 보고서에서 밝힌 3.0%보다 0.5%포인트 낮췄다. 지난해 10월에는 올해 경제 성장률 3.3%를 전망했는데 불과 6개월 사이에 0.8%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전쟁 리스크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벗어나 경기 회복세를 보이던 각국 경제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방증이다.
IMF는 전쟁과 긴축 통화·재정 정책, 중국의 성장 둔화, 코로나19 영향을 근거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4.4%(1월)에서 3.6%로 0.8%포인트나 낮췄다.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만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성장률 눈높이가 7.6%로 2.8%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IMF가 제시한 부정적 시나리오를 보면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한다. 전쟁 장기화로 공급망 훼손과 원자재 가격 추가 상승은 물론 기대 인플레이션 확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부채 부담 증가 등 리스크가 모두 국내 상황에 부합해서다.
문제는 윤 정부 출범과 함께 재정과 통화·금융 등 정책 수단이 서로 충돌할 수밖에 없는 복합 위기라는 데 있다. 자칫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50조원 추경 공약이 취약층 핀셋 지원 등으로 규모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계속해서 나오는 이유다. 고물가 고착화 기조 속에 긴축 속도조절을 염두에 둬야 하는 통화 당국의 고심도 깊어진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전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물가 잡기에 비중을 더 두면서 당장은 긴축 통화 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확실히 했다.
IMF뿐 아니라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 등 주요 기관도 한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눈높이를 낮춰잡는 추세다. 피치와 무디스, S&P 모두 2.5~2.7%로 2%대 저성장을 예고했다. 지난해 12월 3.1% 수치를 내놨던 우리 정부 역시 새 정부 출범 직후 또는 6월 경제정책방향 발표 시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 수치 하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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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올해 우리나라 경기 흐름은 상고하저(上高下低)를 예상한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긴축 전환, 중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 등은 수출 경기의 하방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소비자물가에 대해서는 "높은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원유 및 주요 원자재 가격이 수입물가를 끌어올리면서 공급 측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미국)=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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