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장관 후보자 정호영 둘러싼 '자녀 특혜', '병역비리' 의혹 연이어 제기
한덕수 '고액 연봉', 김인철 '언행 논란', 김현숙 '여론조작' 의혹까지
정의당 "'능력 중심 발탁'은 온데간데 없다"…윤석열 첫 내각 인선에 비판 커져
尹 측, 정호영 의혹에 "국회 청문회 자리에서 판단해달라"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윤석열 당선인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윤석열 당선인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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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윤석열 정부의 첫 내각 후보자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연이어 도마에 올랐다. 윤 당선인 측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특혜' 의혹에 대해 "국회 청문회 자리에서 판단해달라"며 사실상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시선은 인사청문회로 쏠리고 있다.


자녀 의대 편입과 병역 면제 등 이른바 '아빠 찬스'로 논란의 중심에 선 정 후보자가 '정면돌파' 카드를 꺼냈다. 17일 기자회견 이후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이 연일 제기되자 정 후보자는 19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사옥에서 "자녀들의 문제에 있어서 단 한 건도 도덕적으로나 불법·부당한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까지 단 하나의 의혹도 불법이나 부당한 행위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 무수히 많은 의혹이 제기됐지만 모두 사실이 아니거나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경북대에서도 편입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며 교육부에 감사를 요청했고, 교육부에서도 감사를 검토한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정 후보자는 아들의 병역 문제와 관련해서는 "하루빨리 국회에서 의료기관을 지정해주시면 당장이라도 재검사를 받도록 하겠다. 신속한 조치를 간곡하게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두 자녀를 둘러싼 의대 편입·병역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을 해명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을 해명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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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 고위직으로 재직하면서 딸과 아들의 경북대의대 편입학에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딸의 구술평가 당시 특정 고사실에서 만점을 준 경북대의대 교수들이 정 후보자와 친분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면서다. 이에 대해 보건 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딸 외에도 이 고사실에서 만점받은 학생이 4명이 더 있다는 사실을 제시하며 특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아들의 편입학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준비단은 "아들은 서류전형에 참여한 다른 5명의 심사위원에게도 각 28점, 28점, 28점, 26점, 24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에 다른 심사위원과 구별되는 특별히 높은 점수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아들의 병역 등급이 2010년 2급에서, 2015년 4급으로 변경된 과정이 석연찮다는 지적에는 "대학 재학 중이던 2013년 왼쪽 다리가 불편해서 경북대병원에서 MRI를 촬영해보니 척추협착증 소견이 나왔다"며 "2015년 재병역 판정검사 통보를 받았고, 병무청 지정병원인 경북대병원에서 다시 MRI를 촬영했다. 정확한 판정을 위해 현장에서 다시 CT 촬영을 했고, 병역 판정 의사가 직접 4급으로 판정했다. 서로 다른 3명의 의사가 진단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논란은 정 후보자 뿐만이 아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공직자 퇴임후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재직하며 고액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고,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또한 한국외대 총장 시절 부적절한 언행과 재학생의 부모 직업을 조사하는 이른바 '가정환경 조사' 등으로 잡음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 같은 비판에 한 총리 후보자 측은 19일 '퇴임 후 고액 자문료' 논란에 대해 "후보자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경제학자이자 42년간 경제·통상정책의 최일선에서 일한 전문가고, WTO와 OECD 등 국제기구 근무 경력도 풍부하다"며 "이를 감안할 때 경제부처 일반 공무원 출신과의 연봉은 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 역시 19일 오후 2개의 해명자료를 내고 '가정환경 조사' 의혹에 대해 "담당 부총장이 직접 결재·시행하면서 비롯된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런 가운데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도 박근혜 정부 청와대 고용복지수석 재직할 당시 보수청년단체를 동원해 노동 현안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수사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으며,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아들이 해외 도박사이트 운영사의 임원으로 근무 중이라는 의혹이 보도됐다.


해당 논란에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준비단은 18일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 활동 결과보고서에 쓰인 내용은 상당 부분이 실제 사실과 다르다"며 "그렇기 때문에 검찰에서 사실관계를 재조사해 무혐의 처분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보다 상세한 내용은 청문회에서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외교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 태스크포스(TF)는 19일 "후보자의 장남이 2018년 12월부터 근무한 엔서스그룹(NSUS)은 캐나다 소재 합법적 기업으로 게임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하거나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할 뿐, 도박사이트 운영에 관여하는 불법 회사가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렇다 보니 윤 당선인의 인선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정의당은 18일 대표단 회의에서 "'능력 중심 발탁'은 온데간데 없고 최측근, 40년지기 친구, 고등학교 후배, 학회 선배 등 동호회를 꾸리는 것 아닌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라며 "일부 부처의 장관 후보자들은 청문회가 시작하기도 전에 온갖 의혹에 연루되며 국민들의 공분만 사고 있다. 정의당은 4개 부처의 후보자(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김인철 교육부장관 후보자,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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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커지자 윤 당선인 측은 정 후보자와 관련 "국회 청문회 자리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적임자인지 판단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정 후보자가 '문제가 발생하면 수사를 의뢰한다'고 얘기했다"며 "국회 청문회의 검증을 지켜봐 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인사청문회를 통해 의혹이 해소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장관 후보자 낙마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공직 후보자에 대한 도덕성과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제도지만, 후보자의 전문성을 확인하는 대신 의혹 추궁에만 몰두하면서 '정쟁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또 후보자에 대한 과도한 흠집 내기가 청문회에서 반복되면서 공개적인 인격모독이 벌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게다가 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더라도, 대통령의 장관 후보자 임명 강행을 막을 수 없어 '인사청문회 무용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국회 본회의 표결로 임명이 결정되는 국무총리 등 23개 공직을 제외한 검찰총장·경찰청장·국무위원과 각 부처 장관 등은 국회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문 보고서 미채택 후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사례는 문재인 정부 34건, 박근혜 정부 10건, 이명박 정부 17건, 노무현 정부 3건이다.


전문가는 인사청문회에 대한 여야의 이중잣대를 지적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은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토대로 후보자에 대한 데미지를 입히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 인사청문회는 정책능력과 도덕성을 검증하는 자리지만 여당일 때, 야당일 때 입장 차이가 있다. 이렇다 보니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 정책 검증은 공개로 하는 투트랙 전략이 꾸준히 논의됐지만 결국 도입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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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장관 후보자의 경우 국회 동의 없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며 "다만, 윤 당선인의 지지율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임명을 강행하면 지지율에 더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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