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울·계속운전으로 원전 새판…현실적 '탈원전 백지화'에 무게
천지·대진 건설 재개 사실상 무산…주민 반발 등 고려
한수원, 부지 매각 절차 진행 중…지난해 3월 지정 철회
재개 강행하면 파장 불거질 수도…여소야대 국면서 부담
계속운전시 원전 비중 33.8%…목표치 달성 문제 없어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윤석열 당선인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서울 통의동 제20대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3차 내각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윤 당선인은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이정식 전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정황근 전 농촌진흥청장을 발표했다. 2022.4.14 [인수위사진기자단] 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천지·대진 건설 재개 논의를 중단한 건 현실적인 ‘탈원전 백지화’를 위해서다. 천지 1·2호기와 대진 1·2호기 건설을 재개하려면 부지 선정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난 5년간 탈원전 여파로 이전 정부가 우여곡절 끝에 부지 선정을 마친 천지·대진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부지 선정시 감수해야 할 지역주민과 시민단체 반발은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18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천지 부지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3월 천지 부지의 원전 예정구역 지정을 철회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한수원은 오는 20일까지 환매 신청을 받은 후 나머지 매각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대진 부지의 경우 2012년 원전 예정구역으로 지정됐을 뿐 정부가 부지를 매입하지 않았다.
尹 공약에도 없어
인수위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천지·대진 건설 재개가 힘들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도 새 정부 출범 직후 천지·대진 건설 작업에 돌입해도 임기 동안 부지 선정조차 끝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현철 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천지·대진 건설 재개의 가장 큰 걸림돌은 주민 동의"라며 "대진 부지는 1982년 원전 구역으로 지정됐다가 주민 반발에 부딪혀 1998년 지정 해제됐던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천지·대진 원전 재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도 아니다. 윤 당선인은 ‘원전 계속운전’과 ‘신한울 3·4호기 건설 즉시 재개’를 주요 원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인수위가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천지·대진 건설 재개를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한 배경 중 하나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최근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천지·대진 건설 재개 방안은 배제하고 계속운전과 신한울 3·4호기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여소야대 국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협조가 절실한 새 정부 입장에서 야당 반발이 뻔한 천지·대진 건설 재개를 밀고 나가는 건 실익이 적을 수밖에 없다. 천지·대진 건설 재개를 고집하다가 야당도 공감대를 갖고 있는 ‘고준위 방사성페기물 특별법’ 제정 등 다른 원전 정책까지 발목이 잡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계속운전·신한울에 집중
윤 당선인이 목표치로 내건 원전 발전 비중은 결정타가 됐다. 윤 당선인은 원전 발전 비중을 30~35%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수위는 기존 원전 설계수명을 연장하고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하면 목표치 달성에 무리가 없다고 보고 있다. 산업부는 2030년까지 수명이 차례대로 만료되는 원전 10기를 계속운전하면 원전 발전 비중을 지난해 27.4%에서 2030년 33.8%까지 6.4%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고 인수위에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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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차기 정부가 수립할 에너지기본계획에서 대진·천지 원전은 제외될 전망이다. 인수위는 ‘에너지 헌법’으로 불리는 에너지기본계획 수립 일정을 약 2년 앞당겨 오는 3분기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산업부는 연내 제4차 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할시 원전 계속운전,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올 연말 수립할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도 계속운전과 신한울 3·4호기에 방점이 찍힐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2년에 한 번씩 세우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에너지기본계획 기조 하에 수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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