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건 간송미술관장 “다시는 국보 경매 내놓는 일 없을 것”
“부채 문제 대부분 해결”…7년 반 만에 보화각 전시
6월 5일까지 '보화수보'전, 보존처리 마친 유물로만 구성
권우 '매헌선생문집'·그림 30점 수록된 '해동명화집' 등 공개
전인건 간송미술관장이 15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성북동 간송미술관에서 열린 '간송의 보물 다시 만나다, 보화수보' 전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팔을 끊는 것 같은 심정이었다. 앞으로 다시 국보를 경매에 내놓는 일은 없을 것이다”
간송미술관 전인건 관장은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상기된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2020년과 20201년 잇따라 국보와 보물을 경매에 내놓으며 경영난이 수면위로 드러난 미술관의 상황에 대해서도 “어지러운 일들이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간송 전형필(1906~1962)의 장손으로 3대째 미술관을 운영하는 그의 표정에는 그간의 고뇌와 아픔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그는 “(경매 출품 등을 통해) 부채가 정리됐다”며 “앞으로는 심려 끼치지 않겠다”고 했다.
모기업이나 외부 지원 없이 3대째 이어온 미술관 경영에 있어 1만 6000여점 문화재의 보존과 관리는 ‘문화보국’ 의지만으로 유지할 수 없는 문제였다. 그는 외부 지원을 받아들여 2019년 박물관 등록을 마치고 올해 1월에는 대구 간송미술관 건립을 시작했다. 대구 시립미술관으로 간송미술관이 운영하는 이 건물에는 국비와 지방비 400억원이 투입됐다. 또한 국비와 지방비 12억원을 지원받아 비지정 문화재 197점의 보존과 훼손 예방 작업을 진행했다.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 보화각에서 6월 5일까지 열리는 ‘보화수보(寶華修補) -간송의 보물 다시 만나다’ 전시는 문화재청의 ‘문화재 다량소장처 보존관리 지원사업’을 통해 보존 처리된 150건의 작품 중 8건 32점을 대중에 공개하는 자리다.
7년 만에 보화각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1971년부터 진행된 간송미술관의 101번째 전시다. 2019년 국가등록문화재로 근대문화유산에 지정된 보화각은 이번 전시를 끝으로 보수 정비에 들어간다. 전시 제목은 보배로운 정화(精華)란 의미로 선조들이 남긴 귀하고 아름다운 문화재를 뜻하는 보화(寶華)와 낡은 것을 고치고 덜 갖춘 곳을 기우다는 뜻으로 보존 처리의 옛말인 수보(修補)를 합친 말이다. 귀중한 문화재가 수리와 보존을 통해 우리 곁에 영원히 함께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간송미술관 측은 설명했다.
전시에는 현재 유일본으로 알려진 권우의 문집 ‘매헌선생문집’ 초간본과 안견의 ‘추림촌거’, 신사임당의 ‘포도’, 심사정의 ‘삼일포’ 등 30점의 명화가 수록된 ‘해동명화집’이 최초로 공개된다. 또한, 조선중기 화원화가 한시각의 ‘포대화상’, 김홍도의 ‘낭원투도’, 장승업의 ‘송하녹선’ 등 지정문화재에 버금가는 명품들이 새롭게 복원된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보화각 2층 전시실은 전시기간 중 보수 정비 전 마지막 모습을 공개한다. 진열장은 모두 비워진 채 과거 보화각 외경을 촬영한 짧은 영상이 상영된다. 보화각 내 진열장은 간송이 미술관 건립 당시 일본 오사카 야마나카 상회에 주문해 중국 상해에서 특별 제작된 화류진열장이다. 건물과 진열장 또한 그 자체로 문화유산이 된 셈이다. 매년 보화각을 찾아 각별한 애정을 보내준 관람객들을 위해 마지막 모습의 사진 촬영도 허용된다.
이번 전시는 문화재 관리 사각지대에서 세심한 보존이 어려웠던 중요 비지정문화재를 대상으로 문화재청과 간송미술관 유물보존팀,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지류·회화수리복원연구소가 함께 진행한 최초의 보존관리 사업 성과물을 공개하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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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성북구 간송미술관에서 6월 5일까지 진행된다. 간송미술관 홈페이지 예약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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