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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족쇄 법인세]韓, 稅 부담 투톱은 반도체…"세제혜택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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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법인세 비용 17조2000억원
글로벌 경쟁사 대비 법인세 부담률 높아
삼성전자 25.2%로 인텔 8.5%와 16.7%포인트 차이

[기업 족쇄 법인세]韓, 稅 부담 투톱은 반도체…"세제혜택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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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한국의 7대 수출 주력업종 대표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 매출, 시가총액 등이 뒤쳐지는데도 평균 조세 부담은 10%포인트 더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반도체업종이 차지하는 세 부담 비중은 압도적이다.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 한 해 동안 낸 법인세만 17조2000억원.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려면 적극적인 시설 및 연구개발(R&D)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세 부담을 낮추는 인센티브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韓 법인세 투톱은 반도체 기업=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 법인세를 가장 많이 내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법인세 비용은 처음으로 10조원을 넘긴 13조4443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9조9372억원 보다 3조5000억원 넘게 늘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해 3조7997억원을 법인세 비용으로 지불했는데, 2020년 1조4781억원의 2배, 2019년 4235억원의 9배 수준이다. 반도체 수출 비중이 큰 한국은 반도체 기업들이 법인세수 증대에 효자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는 것이다.

경쟁사와 비교해도 한국 반도체업계의 세 부담은 확연히 드러난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매출비중 33.7%를 적용해 글로벌 경쟁사인 인텔과 비교한 결과 법인세 부담률은 삼성전자가 25.2%, 인텔이 8.5%로 16.7%포인트 차이가 났다.


기업들의 높은 법인세 부담은 비단 반도체업종에만 적용되는 얘기가 아니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의 지난해 법인세 비용은 54조8613억원으로 2020년 보다 약 26조3000억원, 2배 가량 늘었다. 특히 지난해 법인세 초과세수의 95%는 상위 10개 대기업에서 나왔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포스코 등 법인세 증가 상위 10개 기업들은 지난해 법인세 비용으로 16조2797억원 증가한 32조656억원을 기록했다. 상위 10개 기업의 증가폭은 정부가 제시한 법인세수 증가폭 17조790억원의 95%에 해당한다.


한국의 법인세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은 수 년 전부터 꾸준하게 제기되온 지적이지만 개선 속도는 느리다.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현재 25%로 OECD 국가 평균 21.2%를 넘어선다. 일본(23.2%), 미국(21%), 영국(19%), 독일(15.8%) 보다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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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국 산업육성 위해 세 부담 낮추는데...韓 논의 '시작' 단계=기업들의 법인세 부담을 낮추면 시설 및 R&D 투자를 늘릴 수 있는 여력이 생기고 생산, 일자리가 늘어 산업 경쟁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미국은 2017년 공화당이 제안해 2018년 1월부터 ‘감세 및 일자리법’(TCJA)을 시행했고, TCJA에 따라 최대 35%인 법인세율이 21%로 낮아졌다.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TCJA 시행 첫 3년(2018~2020년) 동안은 법인세 인하 여파로 연평균 760억달러의 세수 손실이 발생했으나, 지난해부터 되레 세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법인세율 인하가 기업 생산을 촉진시키고 일자리를 늘리는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의 법인세 수입은 3720억 달러로 2017년 보다 25% 증가했고 2025년에는 법인세 수입이 2017년 대비 5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다. TCJA의 효과가 입증되면서 기업, 근로자, 정부 모두가 혜택을 누리게 된 셈이다.


반도체산업을 육성하려는 세계 각국이 최근 반도체 기업들의 법인세율을 낮추고 반도체 R&D,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높이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해 9월 향후 10년간 반도체 기업의 법인세 25%를 감면해주는 정책을 도입했다. 미국 역시 상원에 반도체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최대 25%로 높이는 법안이 발의돼있다.


우리 반도체 업계는 당장 법인세율을 낮출 수 없다면 시설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의 경우 현재 대기업 6%, 중견기업 8%, 중소기업 16% 수준이다. 예년 대비 늘어난 투자액에 대해 4%를 추가 공제하는 것까지 합치면 10∼20%를 공제해주는 셈인데 대한상공회의소는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20%, 중견기업 25%, 중소기업 30%로 대폭 확대해달라고 공식 건의한 상태다.


이상호 전경련 경제정책 팀장은 "한국의 법인세 부담률은 미국이나 중국, 독일 등 경쟁국보다 높아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훼손시키는 주요 원인 중의 하나"라며 "단기적으로는 세수가 감소할 수 있지만 중기적으로는 설비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로 부가가치가 확대돼 세수가 증가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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