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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5일 이틀만의 담화를 통해 서욱 국방부 장관의 '선제타격 발언'을 비판하는 한편, 기존 담화보다 비난 수위를 낮추고 "싸우지 말아야 할 같은 민족"이라고 한 것은 새 정부를 겨냥한 메시지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지난번(3일) 김 부부장 담화와 마찬가지로 일차적으로는 서 장관의 발언 및 남측 군대를 대상으로 비난을 한정하고 있으나, 간접적으로는 윤석열 당선인의 선제타격 발언 등을 견제, 우회비난하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부부장은 지난 1일 서 장관의 '사전 원점 정밀타격' 관련 발언을 '선제타격'으로 규정하며 3일 담화에서 원색적으로 비난했으며, 5일 담화에서는 다소 수위는 낮췄으나 여전히 "핵보유국에 대한 선제타격? 가당치 않다. 망상이다. 그야말로 미친놈의 객기"라며 원색적 비난을 이어갔다.


앞서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여러 차례 '선제타격' 발언을 한 것을 감안하면, 김 부부장의 담화는 서 장관의 발언 뿐 아니라 윤 당선인까지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다.

단 이번에 대폭 발언의 수위를 낮춘 것은 새 정부에 대한 대화 의지도 내포한 것으로 보인다. 김 부부장은 지난 3일 담화에서는 "남측이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가, 이날 담화에서는 "총포탄 한 발도 안 쏠 것"이라며 수위를 낮췄다.


일종의 '강온 양면' 작전이다.


양 교수는 "대남 총괄인 김 부부장의 담화를 연속으로 발표하는 것은 담화전의 시작이며, 궁극적으로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생각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며 "다만 표현에 수위조절을 하고 대남 행동적 조치가 없다는 점에서 새로운 정부와도 대화할 수 있다는 간접적 메시지도 있다"고 풀이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윤석열 정부의 대북 입장이 온건하게 나올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한 북한이 한편으로는 강하게, 또 한편으로는 수위 조절도 하면서 윤 정부의 대북 정책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를 시험하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단기적으로 4월 태양절 군사행동에 대한 명분을 쌓으면서, 동시에 우리 차기 정부에 대해 선제타격을 언급하지 않으면 대화할 여지도 있다는 점을 제시하는 양동작전을 구사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담화가 우리의 선제타격에 대한 북한의 현실적 공포를 반영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혹시라도 남측의 오판에 의해 전쟁에 휘말리게 되면 김정은 정권도 더 이상 존재하게 어렵게 된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북한도 우리의 선제타격 가능성을 현실적 공포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 이 경우 남북간 사소한 충돌로도 핵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차기 정부의 섬세한 대북정책 판 짜기가 더욱 중요해졌다. 임 교수는 "북한의 핵보유가 전쟁을 막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핵전쟁을 유발할 수도 있다"며 "남북간의 상호 불신, 오해, 증오가 깊어질수록 사소한 실수나 오판에 의한 핵전쟁의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진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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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한국의 정부 당국자들은 전시작전통제권도 환수하지 못한 상태에서 '선제공격'과 같은 비현실적인 주장이나 '주적'과 같은 적대적인 표현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김여정을 비롯한 북한의 고위 간부들도 ‘미친놈’과 같은 정제되지 않은 표현으로 남한 당국자들을 비난하고 조롱하는 유치하고 유아적인 담화를 더는 발표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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