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식음료 점자표기 오류 및 미표기로 불편
의약품 점자표기 의무화, 구체적 기준 미비

시각장애인들 사이에서 음료 점자 표기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시각장애인들 사이에서 음료 점자 표기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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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정완 기자] 식료·의약품에 점자 표기가 부실하다는 지적에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 마련을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에서도 제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견해와 함께 전문가는 더욱 실질적인 장애인들을 위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읽는 방식은 달라도, 선택할 권리는 같아야 합니다. 시각장애인 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식료품 내 부실한 점자표기로 상품 구매 시 어려움을 겪는 시각장애인이 많다는 지적이다.

청원인 A씨는 '콜라일까 사이다일까' 음료 앞에서도 고민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A씨는 "시각장애인들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탄산'과 '음료'일 뿐이다. '탄산'이라고 표기된 음료 캔 점자를 만지며, 매일 랜덤박스를 고르는 기분으로 선택을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식품업체 현황을 보면 부실 표기 문제는 물론 상당 비율 식료품 자체에 점자 표기가 부재한 실정이다. 지난해 10월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식품산업협회 협조를 통해 161개 식품업체 회원사 대상 현황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95%에 해당하는 154개사가 점자표기를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식료품 내 부실한 점자표기로 상품 구매 시 어려움을 겪는 시각장애인의 선택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식료품 내 부실한 점자표기로 상품 구매 시 어려움을 겪는 시각장애인의 선택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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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도가 중요한 유제품의 유통기한에도 점자 표기에 오류가 있거나 미표기되어 정보의 사각지대로 내몰린다는 것이 시각장애인들의 지적이다.


이연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정책팀장은 "포장지가 유사하거나 동일한 것들이 많이 있는데 그런 것들 같은 경우에 같이 섞여 있으면 어떤 제품이 뭔지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 "음료같은 경우 유통기한 같은 중요한 내용을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탄산', '음료', '맥주' 이런 식으로 품목으로 표기하는 경우 정확한 제품명을 표기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명확한 정보를 알 수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실태조사 결과 식음료를 포함한 생활용품에 대한 장애인 점자 정보 접근성은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로암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지난해 6월에서 8월 식음료를 포함한 생활용품 회사 8개에 대한 점자표기 실태를 조사한 결과 8개 생활용품 회사에서 상품명을 점자로 표기하고 있는 제품은 17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중 8개를 제외한 9개의 제품은 제품명과 점자 표기가 일치하지 않거나 '탄산', '음료', '맥주' 등 식품 유형만 점자로 표기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의약품의 경우 2024년 7월부터 의약품 점자 표기 의무화가 적용되지만 표기 규격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없다는 점에서 지적이 따른다.


이 팀장은 "일단 관련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며 "거기에 따라서 어떤 기준에 따를 것인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정해져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 입장에서는 점자표기에 대한 필요성은 알아도 포장지의 제조 단가 상승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경우들도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의 대한 재정적인 지원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 시내의 한 약국에서 처방받은 약을 구입하는 시민들 모습.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약국에서 처방받은 약을 구입하는 시민들 모습.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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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내부에서도 구체적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따랐다. B 약품 품질보증팀 이사는 "허가받은 제품명 자체가 긴 경우 표기가 어려운 상황이 빈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예를 들어 식품의약품 안전처에서 허가한 제품명이 장문의 제품명일 경우 전체를 점자로 표시해야 하는 물리적 어려움이 뒤따를 수 있다는 우려다.


또 다른 C 제약기업 상무는 "의약품 외부 종이 케이스가 없는 파스 제품이나 액체 유리병 등 일부 약 포장에는 점자 적용이 어려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점자표기 법제화가 선택이 아닌 의무화이기 때문에, 종이박스 등 외부 포장이 없는 의약품의 경우 점자표시를 어떤 방식으로 해야할지 또는 간소화하는 방안은 없을지 등 다양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관련해 다른 나라의 경우 점자 표기를 의무화했다. 유럽연합은 2004년 3월 의약품 외부 포장에 제품명을 점자로 표기하도록 의무화했으며, 성분의 함량이 두 가지 이상으로 판매되는 의약품은 함량도 점자표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은 의약품 포장 관련 산업협회와 점자 단체가 협력해 2009년5월부터 점자 표기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의약품 포장 업계 등에 이를 보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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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자 장애인을 위한 실질적인 복지가 제도화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한 사회복지사업 관계자는 "장애인 복지를 위해서라도 점자 표기의 범위 등 구체적인 실태파악을 통한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장애인을 위한 실질적인 복지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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