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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여행만리]지금이 제철, 여기에 가면 겨울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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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령 맛있는 여정-천북 굴단지 몸보신, 학성리 공룡화석지 눈보신

천북 굴단지 굴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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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항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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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북 굴단지 굴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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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단지 식당입구에 쌓여있는 굴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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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성리 공룡발자국화석 해변에 있는 공룡조형물

학성리 공룡발자국화석 해변에 있는 공룡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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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여행만리]지금이 제철, 여기에 가면 겨울이 맛있다 원본보기 아이콘


충청수영성에서 바라본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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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수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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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 기자] 충남 보령과 태안을 잇는 보령해저터널이 지난 연말에 개통되었습니다. 해저터널은 그 길이가 국내 최장이며 전 세계에서 5번째입니다. 해저터널 개통은 보령 대천항에서 태안 영목항까지 이동시간을 기존 1시간 30분에서 10분대로 줄였습니다. 태안에서 해저터널을 달려 보령으로 갔습니다. 보령은 조금 연배가 있는 분들이라면 '보령'과 합쳐진 '대천'이란 지명으로 더 익숙한 곳입니다. 옛날 장항선 열차를 타고 가 닿던 바다가 생각날것입니다. 머드축제로 유명한 대천해수욕장도 있습니다. 3,5km에 이르는 백사장은 장관입니다. 모세의 기적처럼 바닷길이 열리는 무창포도 빼놓을 수 없겠지요. 하지만 이번 여정은 보령에서도 천북면으로 갑니다. 천북에는 제철음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굴입니다. 천북 굴은 보령 9미로 꼽힐 정도로 맛과 향이 좋습니다. 장은리 포구 주변에 가면 구수한 냄새가 진동합니다. 식당마다 굴 구이와 찜으로 향기가 넘쳐납니다. 그뿐인가요. 천북 학성리에는 충남 최초의 공룡발자국도 있습니다. 이곳은 공룡발자국보다 백사장을 활보하는 듯한 공룡 3마리 조형물이 더 인상적입니다. 천수만 물길 깊숙한 곳에 자리한 오천면의 오천항도 들려봅니다. 조선시대 3대 수영중 하나인 충청수영성에 올라 바라보는 오천항의 풍경은 그야말로 명품입니다.


천북은 서해안을 이용하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지만 해저터널 개통으로 태안해변을 달려 영목항에서 보령땅으로 넘어갔다. 딱 10분만에 지역이 바뀌었다. 해저터널을 나오면 대천해변이 지척이다. 하지만 오늘은 보령의 최고 명소인 대천을 뒤로 하고 천북면으로 달려간다. 그곳에는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먹을거리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싱싱한 식재료를 이용한 그 지역 특화 음식을 맛보면 여행의 감흥은 더욱 진해진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우리나라는 해산물이 풍부하고 쉽게 접할 수 있다. 특히 서해안에는 갯벌의 영향으로 굴, 새조개, 산낙지 등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 중 보령시 천북면 장은리 '천북 굴 단지'는 겨울별미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천북 굴단지는 홍성방조제가 완공된 이후 1990년대 초부터 마을 사람들이 소규모 식당을 차리면서 석화구이를 팔기 시작했다. 지금은 100여개 넘는 점포로 확장되며 굴단지로 자리잡았다. 초기엔 석화구이가 주메뉴였지만 현재는 굴회, 굴찜, 굴밥, 굴회무침 등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다.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은 다이어트에 좋고 칼슘이 풍부하며 철분과 구리가 함유돼 있다. 빈혈에 좋고 타우린이 많아 콜레스테롤과 혈압 저하에도 효능이 탁월하다고 알려지고 있다.

천북굴은 서해안의 다른 지역보다 크다. 굴 껍데기의 세로 길이가 약 6∼7㎝에 달해 구워 먹기 좋다. 불에 1∼2분 이상 구워도 촉촉한 단맛이 난다.


굴 식당 수십곳이 줄지어 있는 장은리 포구의 한 식당으로 들어갔다. 문을 열자 굴 구이와 찜으로 향기가 넘쳐났다. 굴단지 식당에는 식탁마다 가로 길이가 12cm, 높이가 33cm인 고무 대야에 천북 굴이 가득하다. 껍데기를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불에 올린 지 1분쯤 지나면 껍데기 안쪽 관자 근육이 불에 익어 떨어지면서 탁 소리가 났다. 그 소리가 얼마나 큰지 깜짝 놀랄 정도다. 재빨리 집게로 굴 껍데기를 잡고 뾰쪽한 굴 따개로 알만 건져 내 먹으면 된다.


굴구이와 쌍벽을 이루는 것이 굴찜이다. 찜은 담백하고 구이보다 짠맛이 덜 해 먹기 좋다. 굴찜에 추가해서 먹는 홍가리비는 담백한 굴과 달리 달큰하고 쫄깃한 맛으로 입맛을 돋운다. 여기에 천북굴이 한 국자 들어간 굴칼국수나 굴라면으로 마무리하면 달아난 입맛이 되돌아 올 정도다.


천북굴이 입을 즐겁게 했다면 이젠 눈이 즐거울 차례다. 학성리 해변 맨삽지 섬 북쪽에는 1억 년 전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공룡발자국 화석을 볼 수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보고된 공룡발자국 화석은 대부분 경상도 및 전라도에 집중돼 있지만 충남에서는 처음으로 발견된 것이다.

학성리 해안가에서 조금 떨어진 섬에는 실제 공룡의 커다락 발자국이 찍힌 화석 13개체가 발견되었다. 백악기 동안 한반도 전역이 공룡들의 주요한 서식처였음을 확인해주는 자연사적인 가치를 가진다.


공룡 발자국 화석을 보려면 썰물 시간에 맞춰 방문해야 섬으로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물때를 잘못 만나 화석을 직접 보지 못했다고 아쉬워 할것은 없다. 화석보다 더 인기있는 거대한 공룡 조형물이 해안가 백사장에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인생샷 명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오천항으로 간다. 주변의 산자락이 포근히 감싸 파도는 물론 바람까지 막아주는 아늑한 항구다.

오천항은 조선시대 3대 수영 중 하나인 충청수영성이 이곳에 자리했다. '세종실록지리지'에 따르면 충청수영 산하에 군선이 142척, 수군이 8400여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오천항에 충청수영성이 축성된 건 1509년. 1896년 폐영될 때까지 서해안의 안보의 중심지였다. 당시 충청수영성에는 5개의 성문과 수십 동의 건물이 있었지만 폐영된 이후 무너져내려 홍예문과 일부 성벽 등의 건물만 남았다.


충청수영성의 가장 큰 매력은 천수만 일대 해안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알싸한 겨울바람이 불어오는 영보정에 앉아 천수만으로 지는 일몰을 바라보는 것은 최고의 호사다.


오천항에서 한적한 길을 따라 2㎞ 정도 걸으면 산머리에 설치된 전망대가 나타난다. 팔색보령수필전망대다. 보령 출신 문인 이문구의 '관촌수필'의 8가지 주제를 모티브로 경관을 조성해 붙인 이름이다. 천수만 낙조와 오천항 일대의 풍경, 내포의 내륙 등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동쪽으로 저 멀리 오서산이 웅장한 자태로 버티고 섰다. 오서산 밑으로 이어진 물길이 시선을 안내한다. 보령방조제를 지나면 영보정이 우뚝 솟은 충청수영성과 오천항이 어우러진 풍경과 맞닥뜨린다. 선착장에 밀집된 배들과 함께 주변 물에 뜨문뜨문 떠 있는 어선들이 여름 항구의 정취를 풍긴다.


오천항에서 2.5㎞ 떨어진 곳에 갈매못성지가 있다. 마을 뒤 산세가 목마른 말이 물을 먹는 모습 같고 섬들로 둘러싸인 앞바다가 연못처럼 잔잔하다고 해 지명이 유래됐다고 한다. 이곳의 모래사장은 충청수영의 병사들이 군사훈련을 했던 곳. 그곳에서 천주교 병인박해 당시 많은 순교자가 희생됐다.


오천항에서는 겨울철 별미인 '간재미'와 '키조개 요리'가 인기 만점이다. 간재미를 손질해 싱싱한 채소들과 함께 새콤달콤하게 버무려 낸 '간재미 회무침'은 담백한 맛, 키조개는 키삼 불고기, 샤브샤브 등 쫄깃한 맛으로 구미를 당긴다.


보령=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


◇여행메모

△가는길=수도권에서 가면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광천 IC를 나오면 오천항으로 가는 가장 빠른길이다. 천북굴단지는 홍성방조제를 이용해 들어가면 좋다. 대천해변이 목적지에 있다면 보령해저터널을 타고 태안으로 넘어가보는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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