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설 연휴에 극장서 영화 볼래, 집에서 OTT 볼래?"
설 닷새간 황금연휴
'킹메이커'·'해적2' 개봉
'지금 우리 학교는'·'내과 박원장' 안방行
극장→OTT, 온·오프라인 경쟁 확대
[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이번 설 연휴, 극장에서 영화 볼래? 집에서 OTT 볼래?"
이같이 묻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예전에는 영화를 보기 위해 반드시 극장에 가야 했지만 이제 아니다. 옵션이 더 생긴 것이다. 신작을 보기 위해 티켓을 끊고 집 밖을 나서지 않아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극장에 앉아 '큰 스크린'을 통해 보는 게 영화다. 영화 관람은 의자의 감촉, 팝콘 냄새, 화면에 반사되는 빛의 온도를 느끼는 일이다. 공간이 주는 정서와 체험적 재미는 극장 고유의 것이다. 하지만 영화를 꼭 극장에서 보지 않아도 된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유튜브를 보며 자란, 소위 '요즘 세대'는 스마트폰을 통해 영화를 보는 형태에 익숙하다. 또 어디서든 TV,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며 휴대전화 검색도 하고 메시지도 주고받는다. 그들에게 영화는 당연히 극장에서 봐야 하는 게 아니다. 그래야 할 '이유'가 타당한 작품만 보러 간다.
넷플릭스, 애플티비, 디즈니플러스, 티빙, 카카오TV, 웨이브 등 국내외 다양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생겨났다. 시장 변화는 예견된 일이었지만, 코로나19가 생겨나며 콘텐츠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영화, 드라마 뿐 아니라 최근 K-예능을 해외에 알리려는 국내 제작진의 노력 덕에 예능마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K-콘텐츠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달 마지막 주말부터 수요일까지 닷새(1월29일~2월2일)간 설 연휴가 이어진다. 이 시기 예년 같으면 극장가 성수기로 꼽히며 국내외 신작이 앞다퉈 간판불을 밝히고, 천만 영화가 나오기도 했을 터. 팬데믹 이후 옛말이 됐다.
코로나19가 생겨난 후, 촬영을 마친 주요 신작은 개봉 시기를 잡지 못한 채 잠들었다. 극장 상황이 나아지지 못하자 배급사 외장하드에는 먼지가 쌓여갔다.
지난해 11월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에 따라 1월 말께는 극장 상황이 나아지리라 예상한 각 배급사는 제법 덩치 큰 영화 개봉을 준비했으나,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여파로 다시 거리두기가 시행되자 대부분 연기했다.
방역 당국은 지난 3일부터 오는 16일까지 다중이용시설인 극장의 오후 10시 상영제한 기준을 없애고 영화, 공연 시작 시간을 기준으로 '오후 9시까지 입장'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설 연휴 영화관 방역 지침이 유지되더라도 심야 상영이 가능해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인 오는 26일 두 편의 영화가 나란히 극장에 걸린다. 故김대중 전 대통령, 엄창록의 실화를 다룬 설경구-이선균 주연 영화 '킹메이커'(감독 변성현)와 2014년 개봉해 866만 명을 동원하며 인기를 얻은 '해적'의 속편 '해적: 도깨비 깃발'이다. 이에 앞선 12일 박소담 주연 '특송'도 개봉해 관객과 만난다.
토종 OTT 티빙은 두 주 전인 14일 '내과 박원장' 시리즈를 공개한다. 앞서 배우 이서진이 대머리 의사로 변신한 포스터가 화제가 된 바 있다. 카카오TV는 1년 만에 시즌2로 돌아오는 '며느라기'를 8일부터 매주 토요일 공개한다. 넷플릭스는 오는 27일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을 공개한다. 학교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좀비와의 사투를 그린다. 디즈니 플러스는 가수 강다니엘이 출연하는 청춘물 '너와 나의 경찰수업'을 올해 상반기 공개한다.
한 영화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배급사끼리 영화 개봉일을 참고하며 서로 겹치지 않게 날짜를 정한다. 불가피하게 겹치더라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개봉 시기를 정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팬데믹 이후에는 치열한 눈치싸움은 없지만, 어떤 작품과 맞붙는지는 여전히 중요하다"고 했다.
관계자는 또 "콘텐츠 시장이 변하며 영화 배급사들이 OTT 주요 공개작의 일정까지 살피는 분위기"라며 "최근에는 OTT 업체들이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긴 연휴에 맞춰 주력작을 공개하고 있어 살피지 않을 수 없다. 큰 고려 대상은 아니지만 어떤 작품이 '대박'을 터뜨릴지 알 수 없기에 신경이 쓰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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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관계자는 "'오징어게임'·'지옥' 공개 당시, 비슷한 시기 개봉한 영화 일부는 화제성에 묻혀 크게 주목받지 못하지 않았나"라며 "아무리 양질의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된다 하더라도, OTT 콘텐츠에 밀려 외면당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큰 화제작이 나오면 관심이 커지며 분위기가 쏠리는 경향이 있는데, 관객들은 이러한 흐름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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