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늦었지만 환영…빨리 건강 회복하길 바란다"
이재명 "박근혜 사면, 국민통합 위해 어쩔 수 없는 부분"
홍준표 "야당 대선 전선 갈라치기 하는 수법 가히 놀랍다" 文 비판

박근혜 전 대통령. [출처=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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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징역 22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4일 특별사면 및 복권 대상이 되면서 그의 정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박 씨의 사면 절차는 법무부 교정 인력이 병원에서 철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며 31일 0시에 풀려난다.


여·야 대선 후보들은 보수층에서 강력한 지지를 받는 박 씨의 정치적 행보에 관심을 집중할 수 밖에 없다. 당장 국민의힘은 박 씨가 공식 석상에서 내놓을 이른바 '박근혜 메시지'에 따라 지지율이 출렁일 수 있다.

재직 중 탄핵 결정을 받아 퇴임한 전직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라는 점에서 '탄핵의 강', '탄핵 책임론'과 관련한 발언을 할 경우 대선을 앞둔 국민의힘은 계파 갈등이라는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 윤석열 후보를 중심으로 원팀이 아닌 해묵은 계파 갈등이 다시 수면위로 올라올 수 있다는 우려다.


반대로 '정권교체'를 주장하는 메시지를 내면 원팀 결속은 물론 판세는 순식간에 야당에 유리하게 전개될 공산이 크다. 윤 후보로서도 '박근혜 구속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지금은 검사 시절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수사를 지휘한 윤 후보가 박 씨와의 악연이 다시 부각되는 것 자체가 부담일 수 있으나, 박 씨 메시지 하나로 대구·경북(TK) 등 전통적인 보수 텃밭에서 표심을 다질 기회일 수 있다. 박 전 대통령 메시지에 여야 모두 관심을 집중하는 이유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정책총괄본부단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상식 회복 공약-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정책총괄본부단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상식 회복 공약-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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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윤 후보는 24일 박 전 대통령이 4년 9개월 만에 특별사면 된 것에 대해 "늦었지만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 건강이 안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빨리 건강을 회복하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박 전 대통령의 형 집행정지를 불허했던 것과 관련해 윤 후보는 "내가 불허한 것이 아니고, 형 집행정지 위원회 전문가 의사들의 집행정지 사유가 안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검사장은 위원회 결정에 따라야 한다"고 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의 복당 문제에 대해선 "일단 건강을 먼저 회복하는 것이 우선 아니겠나"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대통령 사면권은 고도의 정치적 행위인 점을 강조하며 박 전 대통령 사면은 국민통합을 위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 유영하 변호사는 건강 상태나 향후 정치활동 가능성 등 민감한 질문에 대해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2006년 지방선거  신촌 유세에서 면도칼 테러를 당한 뒤 수술을 받고 다시 선거운동에 임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2006년 지방선거 신촌 유세에서 면도칼 테러를 당한 뒤 수술을 받고 다시 선거운동에 임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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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도칼 테러 당하고 "대전은요?" 파죽지세 '선거의 여왕' 행보


'정치인 박근혜' 삶은 말 그대로 파란만장하다. 박 씨는 1997년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지원 요청을 받고 입당했다. 이 후보는 패배했으나 이듬해 박 전 대통령은 대구 달성 재보선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되며 본격적인 정치를 시작했다.


그는 "IMF 위기를 맞아 지난 세대가 이뤄놓은 것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정치인의 길을 가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대구 경북 등 보수층의 열성적인 지지를 받기 시작했다.


'선거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붙게 된 계기는 2002년 한나라당 '차떼기 정치자금' 파문과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 속에서 '천막 당사'를 발판 삼아 당 회생을 이끌면서다.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2004년 대표시절 탄핵 역풍이 일자, 한나라당 간판을 떼 천막당사로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2004년 대표시절 탄핵 역풍이 일자, 한나라당 간판을 떼 천막당사로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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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박 전 대통령은 대표 당선 직후 국회 앞 당사를 매각하고 여의도 공터에 천막을 설치했다. 일각에서는 '정치 쇼'로 조롱했으나, 50석도 힘들다는 총선에서 121석을 얻으며 기사회생했다. 특히 2006년 지방선거 때 면도칼 테러를 당하고도 "대전은요?"라며 선거 판세를 먼저 챙긴 일화는 유명하다.


이후 2011년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보선에서 패배한 뒤 다시 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등판하고 이듬해 총선을 또 승리로 이끌었다. 이어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으며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개정해 전임 이명박 정권과 차별화했다.


그야말로 숨 가쁜 정치 행보를 보이며 2012년 12월 대선에서는 득표율 51.7%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꺾고 승리하면서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러나 2016년 7월 최서원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지 기반이 흔들렸고, 그해 10월 서울 광화문 광장 등 도심에서 '대통령 퇴진 요구 촛불시위'가 잇따랐다. 결국 12월 국회는 탄핵 소추안을 가결했고 민심 역시 되돌리진 못했다. 이어 2017년 3월10일 오전 11시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사건 선고기일을 열고 재판관 8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박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을 내렸다.


◆ 홍준표 "朴, 더 이상 정치판에 끌어들이는 것 도리 아냐"


'박근혜 메시지'의 정치권이 관심을 집중하는 가운데 어떤 형태로든지 박 전 대통령을 다시 정치권으로 끌어들이는 것에 대한 반대 의견도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온라인 청년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 청문홍답 코너에서 박 전 대통령의 정치권 복귀 가능성에 대해 "더 이상 정치판에 끌어들이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고 언급했다.


앞서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전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해 '만시지탄(晩時之歎)'이라고 평가한 글을 올렸다. 그는 "정치 수사로 탄핵당한 박 전 대통령을 임기 내내 감옥에 가둬 놓고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보복으로 이 전 대통령도 정치 수사로 가둬 놨다"면서 "(문재인 대통령) 퇴임을 앞두고 겁이 났던 모양"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이번에 두 전직 대통령을 또 갈라치기 사면을 해서 반대 진영 분열을 획책하는 것은 참으로 교활한 술책"이라며 "반간계(反間計)로 야당 후보를 선택하게 하고 또 다른 이간계로 야당 대선 전선을 갈라치기 하는 수법은 가히 놀랍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거기에 놀아나는 우리가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스마트강군, 선택적 모병제 공약 발표'를 마친 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스마트강군, 선택적 모병제 공약 발표'를 마친 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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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갈등 요소 대통령 혼자 짊어지겠다고 생각하신 게 아닌가"


한편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박 전 대통령 사면 결정에 대해 6일 오전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국민 통합 과제를 위해 필요하면 어쩔 수 없는 경우"라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께서 (박 전 대통령의) 건강을 많이 고려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박 전 대통령 사면 소식을 당일(24일) 오전에 알았느냐'는 질문에 "방송할 때까지도 신문 헤드라인만 봤고. '이번엔 안 한다'는 얘기를 뉴스에도 봐서 생각을 못했다"면서 "워낙 예민한 상황이고 저는 (사면에) 반대 입장을 견지했기 때문에 후폭풍이나 갈등 요소를 대통령 혼자 짊어지겠다고 생각하신 게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사면 이후 '국민 통합을 위한 대통령의 고뇌를 이해한다'는 입장을 낸 것에 대해선 "그 문안을 만드는 데 저희도 많은 고심을 했다"며 "지위가 높을수록 더 책임을 크게 져야 한단 게 제 기본적 입장"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지위와 재산이 높고 힘이 세면 처벌도 적거나 어떤 경우 아예 안 졌는데 이걸 정상화하는 게 시대적 과제고 그게 공정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도 저는 안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이 후보는 "어쨌든 대통령은 저희 의견과 국민 목소리, 역사적 책무, 국가 지도자 입장에서 결정을 내리지 않았겠나. 그런 상태에서 저희가 논평하는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고, 고뇌를 이해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민주당 정부의 일원이고 중요한 부분을 승계해서 제4기 정부를 이뤄야 할 같은 식구이기에 존중해야 하지 않겠나? 이미 결정된 사안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뤄지면, 국민 통합에 저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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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이 대선에 끼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 현상이란 건 언제나 위기, 기회요인이 있고 유, 불리 측면이 혼재하는데, 사면 문제가 전체적으로 유리할지 불리할지 판단이 안 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판단하면 뭐하겠나. 이미 벌어진 일인데.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 후회하거나 되돌리려 노력하지 않는다. 불가능하니까. 그 속에서 좋은 측면을 찾아내고 나쁜 측면은 조정하고 기회국면으로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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