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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 50억원…대한민국 청년들 억장 무너지는 소리

최종수정 2021.09.29 11:16 기사입력 2021.09.2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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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초월 퇴직금
2030 '지금까지 무얼했나' 자괴감
3년간 직장생활 그만두니 2000만원
상식 넘은 금액에 분노 넘어 허무
목표 의식까지 사라져

[이미지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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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이모씨(31)는 이달 초 3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그가 받은 퇴직금은 2000만원가량. 이씨는 곽상도 무소속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6년가량 일하고 퇴직하면서 50억원을 받았다는 소리에 커다란 박탈감을 느꼈다. 근무 기간이 다르고 업무 강도 역시 차이가 있겠지만 2000만원과 50억원의 괴리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이씨는 "회사에 다니는 동안 야근도 자주하고 나름 열심히 업무를 했는데 통장에 들어온 돈을 보면 3년이란 시간을 버린 것 같다"면서 "누구 아들은 30대 초반에 평생 일해도 못 벌 금액을 퇴직금으로 받았는데 '나는 지금까지 무엇을 하며 살았나'라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곽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았다는 사실에 청년들의 박탈감과 분노가 커지고 있다. '국회의원 아들이라서 특혜를 받았을 것'이라며 의심하는 한편, 2030은 "우리 사회는 여전히 '공정'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곽 의원과 그의 아들이 이에 대한 해명을 내놨지만 비판은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온라인에선 이를 풍자하는 패러디도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직장인 최유진씨(35)는 이번 논란을 보고 주거비를 아끼기 위해 전셋집을 얻으려는 자신의 모습이 초라해졌다. 그는 "50억원 퇴직금 소리에 월세에서 전세로 집을 얻기 위해 월급을 아끼고 대출을 받으며 아등바등하는 내가 불쌍해졌다"면서 "한 푼이라도 아끼며 미래를 준비해왔는데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씨(29)도 "상식에서 벗어난 수준의 퇴직금을 받는 걸 보고 분노를 넘어서 허무라는 감정이 밀려왔다"면서 "돈도 없고 빽도 없어서 평생 일개미로 살아야 할 것 같아 우울하다"고 했다.


곽 의원의 아들이 받은 돈 상당 부분이 산업재해에 따른 위로금이라는 화천대유 측의 설명에도 청년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곽 의원의 아들은 정식으로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보상을 신청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측이 스스로 산재 위로금을 지급한 것이 특혜가 아니냐는 것이다. 직장인 김모씨(33)는 "보통의 직장인들은 산업 재해를 입더라도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보상금이나 치료비를 받기도 어려운 것으로 안다"며 "회사도 쉬쉬하려는 분위기인데 오히려 수십억원의 돈을 줬다는 것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취준생들은 '또 부모 찬스인가'라며 한숨을 내뱉는다. 수도권 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강모씨(25)는 "아버지의 소개로 화천대유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우리 사회에선 결국 부모를 잘 만나는 게 성공할 수 있는 중요 요소인 것 같다"면서 "누군가는 평생 일해도 모으지 못하는데 다른 누구에게는 6년 만에 벌 수 있는 돈인 걸 보면 왜 취업을 해야 하는지 목표 의식이 희미해진다"고 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평범한 직장인이나 중산층은 평생 일을 해도 50억원이라는 돈을 만지기 어렵기 때문에 위화감과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면서 "코로나19로 자영업자나 직장인, 취준생들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박탈감은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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