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만 무역협상 재개…'반도체 동맹'으로 中 견제 본격화
대만, 미국과 FTA까지 목표
백신 공급 협상도 진행
[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미국과 대만 간의 무역투자기본협정(TIFA) 협상이 5년 만에 재개됐다.
미중 경쟁이 기술 분야 중심으로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미국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를 보유한 대만과 '반도체 동맹'을 맺어 대중 견제를 본격화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대만 중앙통신사,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대만 경제무역협상판공실은 이날 인터넷 화상 회의 방식으로 TIFA 제11차 협상을 진행했다.
TIFA는 자유무역협정(FTA)의 전 단계로 평가된다.
미국 측에서는 테런스 J. 맥카틴 아시아 담당 무역대표보, 대만 측에서는 양전니 대만·미국사무위원회 주임이 각각 협상 대표로 참여했다.
이번 협상은 이달 초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그의 대만 카운터파트가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데에 따라 시작됐다.
이번 협상에서는 반도체 분야를 포함한 공급망 안정이 핵심 의제가 됐다.
대만 경제무역협상판공실은 이번 협상이 반도체의 안정적 공급 문제에 초점을 두면서도 지적 재산권 보호·디지털 무역·교역 강화·규제 투명성 확보·대외투자·금융 서비스·노동권·환경 보호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공급망 안정 문제는 미국이 특히 중요하게 여기는 의제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 등 핵심 산업 공급망을 자국 주도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드러낸 바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반도체 안정적 공급에 관한 논의는 TSMC가 새로 건설 중인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 공장 이슈로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TSMC는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 생산 시설을 지어 운영하는 데 향후 12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특히, 대만 반도체 기업들이 자사의 반도체 공급망을 활용해 미국과 백신 공급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달 초 대만의 폭스콘과 TSMC 임원들이 백신 공급 협상을 위해 미국당국 관계자들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나 러만도 미 상무장관은 "대만 반도체 기업 관계자들이 백신 접근성 확보를 위해 미 당국 고위 관계자와 접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TIFA 협상 재개는 미국이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만과 전략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대만도 이를 계기로 미국과의 관계를 한층 긴밀하게 만들어 안보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대만은 향후 TIFA 타결을 징검다리 삼아 미국과 FTA를 체결하는 단계까지 나아간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대만의 실질적인 주미 대사 역할을 하는 샤오메이친 대만 주미 대표는 29일 페이스북에서 "우리는 한 걸음 한 걸음 우정과 상호 신뢰를 쌓아 미래에 양자 (자유)무역협상에 서명하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대만은 미국 이외에도 뉴질랜드·싱가포르와 FTA 협정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과의) FTA는 차이잉원 정부에 정치적으로 대단한 성취가 될 것"이라며 "대부분의 대만 상품이 이미 관세 없이 미국에 수출되지만 미국과의 FTA는 대만이 다른 나라들과 FTA를 체결하는 데 정치적 보호막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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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미국과 대만은 1994년 TIFA 협상을 시작한 이래 2016년까지 총 10차례 관련 회담을 진행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과 TIFA 회담을 중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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