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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해외 학회 가족 동반'이 관행?…팩트체크 해보니

최종수정 2021.05.08 08:52 기사입력 2021.05.0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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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 안경을 바로쓰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 안경을 바로쓰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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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사려 깊지 못한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해외 학계에서는 관행이다."


지난 4일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의 가족 동반 해외 출장 논란에 대해 해명하면서 한 말이다. 과연 정말일까? 현재 해외 학교에서 재직 중인 교수들이나 유학 경험이 있는 학자들에게서 '팩트 체크'를 해봤다.

10여년간 미국 동부 명문대에서 재직했던 한 국립대 교수는 "사실이냐"는 질문에 "해외 학계에선 상당한 관행"이라고 답했다. 국제 학회들은 보통 한 학기가 끝날 때쯤 회원들의 연구 성과를 알리고 상호 교류하기 위해 1주일 정도 일정으로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데, 동반자(Spouse)를 데리고 오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특히 마지막 날 저녁 만찬에 동반자와 함께 참석하는 게 관행인데 이때 보통 동료 연구자 또는 아내 등 가족을 대동한다. 물론 식사비 등 비용은 따로 내야 한다. 학회 측에서 같이 간 가족들을 위한 투어나 별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다만 국내에선 몇년 전부터 연구 윤리에 대한 규정이 까다로워지면서 가족 동반도 사실상 금지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한다. 학회에 참석한 교수가 임혜숙 후보자처럼 가족의 항공료ㆍ식사비 등 기타 비용을 자비로 댄다고 하더라도 숙박비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이 동반했을 경우 호텔 측에 숙박비를 더 내야 하는 데, 차액을 구분해서 본인이 부담하지 않고 공금으로 지출하는 경우 '도덕적 해이'가 된다. 추가 숙박비가 없더라도 가족이 '무임승차'하는 꼴이 돼 마찬가지다. 이 교수는 "내가 지금 일하고 있는 학교에서는 도덕적 문제로 인해 몇년 전부터 가족 동반 출장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면서 "해외 학계에선 가족들과 함께 학회에 가는 것이 흔한 일이긴 하지만, 가족의 비용을 공금으로 지출하는 것은 해외 대학들도 막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뉴욕 소재 한 대학 교수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가족 동반에 대해 "본인의 선택에 따른 문제"라며 해외 학계에선 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업무의 연장 선상이라고 생각해 늘 혼자 다니지만 돈이 있고 배우자가 직장이 없는 경우 많이 들 같이 온다"면서 "의학 등 형편이 좋은 학회들은 회원들의 참석을 독려하기 위해 동반자의 항공료ㆍ숙박비를 대주기도 한다"고 전했다. 학회가 열리는 도시에 가족과 동반해 가서 머물면서 본인은 학회에 참석하고 가족들은 관광 등 여행을 즐기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다만 "동료 연구자가 아니라 가족과 동반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는 않다. 가족들이 지루해 하기 때문에 본인도 학회에 집중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라며 "마지막날 만찬에 식사비를 더 내고 가족이나 동료를 데리고 참석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국내 한 이공계 교수는 더 큰 우려를 내놓기도 했다. 그는 "해외 학회에 본인의 비용 부담으로 가족을 동반한 것까지 문제 삼으면 앞으로 이공계 교수들이 고위 정무직에 임용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라면서 "최근들어 기준이 까다로워 지면서 다들 자제하는 분위기이지만, 그런 것까지 일일이 문제를 삼으면 아마 해당되지 않을 이공계 교수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임 후보자는 지난 4일 청문회에서 해외 학회 가족 동반 출장 의혹에 대해 가장 집중적으로 추궁당했다. 제자 논문 표절ㆍ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 무자격 임용 등도 주요 쟁점이 됐다. 당시 청문회 결과 '의혹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분위가가 우세해지면서 임 후보자의 임명 가능성은 아직까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야당인 국민의힘, 정의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힘들지 않겠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문회 이틀 뒤인 지난 6일 이공계 학자들의 공식 단체들이 일제히 "논문 표절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임 후보의 편을 들어줘 반전의 계기가 마련된 상태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국과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과학기술 정책 전문성과 연구현장의 이해도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직무수행능력과 전문성 중심으로 검증되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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