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내·수사 대상 576명
공무원 94명…LH 직원 35명
관련부서 근무 등 정보이용 쉽고
지역사회 특성상 소문 빨라

민중공동행동 관계자들이 2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동산 투기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근본적 부동산 대개혁을 촉구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민중공동행동 관계자들이 2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동산 투기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근본적 부동산 대개혁을 촉구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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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시작된 부동산 투기 수사의 중심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과 지방의회 의원으로 이동됐다. 공직자 투기 의혹에 대한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첫 구속 사례는 경기 포천시 공무원이었고, 전직 경기도청 공무원은 두 번째 구속영장 신청 가능성이 점쳐진다.


1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기준 투기 의혹으로 특수본의 내사·수사선상에 오른 대상은 576명이다. 이 가운데 공무원은 94명으로 LH 직원(35명)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시의원 등 지방의회 의원(26명)까지 합치면 지자체 관련 수사 대상자는 더욱 늘어난다. 최근 특수본의 압수수색, 피의자 소환, 구속영장 신청 등 강제수사 상황을 보면 지자체 공무원에 대한 수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수본의 첫 구속 사례가 된 포천시 공무원 A씨는 물론이고 경기 용인시 반도체클러스터 인근 지역에 투기한 의혹을 받는 전직 경기도 공무원 B씨도 최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군포시 공무원 C씨의 대야미공공주택지구 투기 의혹과 관련한 압수수색도 전날 진행됐다. 경기 시흥시의원, 세종시의원 등 지방의회 의원 관련 수사도 상당부분 압수수색과 피의자 조사 등이 진행된 상태다.


이 같은 배경에는 우선 수사의 용이성이 있다. 관련 부서 근무경력 등이 있으면 내부정보 이용 개연성이 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A씨의 경우 철도연장 업무를 맡은 적이 있고, B씨도 투자유치과 팀장을 역임했다. C씨 또한 지구단위팀장을 맡아 택지개발 사업 정보를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지역 특성상 신고·첩보 입수가 용이하다는 점도 경찰의 신속한 수사로 이어지고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누군가 투기를 한다고 하면 좁은 지역에서 소문이나 풍문이 안 나올 수가 없다"며 "신고센터 운영 등을 통해 민원이나 제보가 많이 들어오면서 수사가 더욱 효율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조적 배경이 지자체 공무원의 투기를 부추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규모 신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지역개발사업의 경우 내부정보에 접근하기 쉽다. 감시의 시선도 비교적 적고, 지역 금융권 등과 연계해 투기가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 지방의회도 마찬가지로 지구단위계획 등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정보를 보다 손쉽게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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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의혹을 최초 제기한 참여연대는 "LH와 국토교통부를 넘어 토지 및 주택 개발 관련 업무와 연관된 모든 정부·지자체의 공직자와 공공기관 임직원, 그 가족들, 지인 및 차명거래 등에 대한 수사기관의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가 핵심"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근본적으로 법·제도 개선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의 설문 결과, 일반 국민 84.8%가 공직자의 부정한 사익추구를 막기 위해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의 조속한 제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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