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차관 "수용자들 불안도 신경 쓸 것"… 미흡한 조치 인정, 거듭 사과

동부구치소 누적 900명 돌파… 법무부 '뒷북대책' 통할까?(종합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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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동부구치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900명을 넘어섰다. 직원과 수용자를 대상으로 4차 전수조사를 한 결과 수용자 12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총 918명으로 집계됐다. 동부구치소에 이어 경기도 의왕에 있는 서울구치소에서도 코로나19 확진 수용자가 사망했다. 법무부가 부랴부랴 코로나19 대응책을 내놨지만 국가기관의 초기 방역 실패와 뒷북 행정에 대한 비판은 계속될 전망이다.


31일 법무부는 전국 교정시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대책을 발표, 즉각적인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 앞서 "코로나19 확진자 집단감염 발생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동부구치소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뒤 한 달여 만에 처음으로 법무부 고위 관계자가 사과에 나선 것이다.

특히 이 차관은 수용자들의 안정도 신경 쓰겠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수용자들의 불안이 상당하다는 것은 보고를 통해 알고 있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수용생활의 안정을 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우선 법무부는 향후 2주간 전국 교정시설에 대해 3단계의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를 적용한다. 접견은 물론 작업이나 교육 등 수용자 처우를 전면 제한해 수용자간 접촉을 최소화하겠다는 얘기다. 특히 변호인에 대한 접견도 제한한다. 직원들은 비상근무체계에 바로 돌입하고 외부활동 역시 원칙적으로 금지할 방침이다.

이번 집단감염 사태의 진원지인 동부구치소의 수용 밀도를 낮추기 위한 추가 이송도 검토한다. 법무부는 최근 확진자 중 345명이 청송교도소로 이송됨에 따라 이후 발생한 확진자들이 동부구치소에 머물러도 밀집도 120% 기준을 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지만 이후에도 추가 확진자가 쏟아지며 결국 다른 이송지를 검토하기로 했다.


노역수형자와 중증으로 악화될 수 있는 기저질환자 외 모범 수형자에 대한 가석방도 확대한다. 이 역시 교정시설 내 밀집도를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 전날 대검찰청 역시 교정시설의 추가 수용 여력이 부족한 점을 감안해 신규 수용자의 20%에 달하는 벌금 미납으로 인한 노역장 유치자를 줄이기로 했다.


전국 교정시설 수용자와 직원에게는 KF94 마스크를 1인당 일주일에 3매씩 지급할 방침이다. 이 차관은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11월 21일까지 전국 교정기관에서 확진 수용자가 3명 발생했다"며 "그래서 면 마스크나 덴탈 마스크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밖에 무증상자에 대한 추가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에도 나선다. 교정시설 전 직원 및 수용자에 대한 신속항원 검사를 실시해 무증상 감염자로 인한 감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동부구치소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뒤 한 달만에야 정부 차원의 대책이 나왔다는 점에서 뒷북 행정이라는 비난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한 달새 확진자가 800명대로 급증하는 동안 교정시설에 대한 관리ㆍ감독을 맡아야 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물론 이 차관까지 각종 구설에 휘말려 방역 대책에 손 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추 장관의 경우 동부구치소 집단감염 사태가 최악으로 치달은 29일, 동부구치소가 아닌 안산 보호관찰소를 찾아 "난데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확진자 급증으로 동부구치소 내 수용자를 타 지역으로 이송한 28일에도 개인 유튜브 계정에 '윤석열 탄핵, 역풍은 오지 않는다'는 글을 옮겨 담았다. 교정시설 내 코로나 확진자가 700명이 넘어서야 현장 방문에 나섰지만 당일 저녁에도 윤석열 검찰총장 복귀에 대해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만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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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표 역시 추 장관이 아닌 이 차관이 나섰다는 점도 논란 대상이다. 전날 추 장관의 사표가 수리되고 신임 법무부 장관이 내정됐지만 임명 전까지 추 장관이 업무를 맡기로 한 만큼 책임을 피하려는 모양새가 돼서다. 결국 사과는 이 차관이 대신했다. 이 차관은 "구금시설이 갖고 있는 한계와 선제적인 방역 조치 미흡으로 이번 사태가 발생했음에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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