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모 금융투자협회 전무

연말마다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 바로 '다사다난(多事多難)'이다. 올해만큼 주식시장에 이 말이 와닿는 해가 있었던가? 2020년은 대한민국 자본시장이 대변환의 전환점에 서 있음을 여러모로 느낄 수 있는 한 해였다.


2020년 주식시장을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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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주식시장은 롤러코스터와 같이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계속됐다. 2월부터 국내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급증하는 확진자 수만큼이나 국내 증시에 큰 충격을 안겼고 주가지수도 급전직하했다. 하지만 3월 중순 최저점을 기록한 코스피지수는 빠르게 반등하면서 사상 최초로 2700선을 돌파하는 등 연일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내년에는 30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 또한 이어지고 있는 등 전례 없는 세계적 위기 속에서도 한국 증시는 강한 회복력을 보여주었다. 어떻게 이처럼 빠른 회복세를 보였을까?

무엇보다 개인투자자의 증시참여 확대가 가장 눈에 띈다. 대통령도 "개인투자자의 동학개미운동이 증시를 지켰다"고 언급할 정도로 개인 투자자의 주식 투자열풍은 매우 거셌다.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가 쏟아지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증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으며 상승세까지 견인하는 등 '개미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 한 해였다.


개인투자자의 적극적인 참여는 투자 지형의 중심을 개인 투자자로 옮겨오면서 시장의 패러다임까지 바꾸었다. 기관 중심이던 공모주 시장에 개인투자자들의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개인 공모주 배정비율 확대라는 제도개선으로 이어졌다. 또한 개인 투자자 수가 증가하면서 고객확보를 위한 증권사의 서비스 제공 경쟁으로 이어지는 등 여러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정책당국의 역할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코로나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3월 단기자금시장 안정화, 선제적 기업자금 공급 지원 등 필요한 정책을 적시에 시행함으로써 자칫 패닉에 빠질 수 있었던 주식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사전에 차단했다. 또한 증권거래세 인하 등 금융세제 선진화 방안, 대주주 범위 확대 유예 등은 증시의 안정감을 더했다. 무엇보다도 우리 협회를 비롯한 시장참여자의 건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수용한 정책당국의 의지가 빛난 한 해였다고 본다.


그렇다면 개인들의 참여가 증가한 원인은 무엇일까. 국제통화기금(IMF) 경제 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개인투자자들의 학습효과, 시중 자금의 유동성 확대, 다른 재테크 수단의 부재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저금리 시대에 자산 증식을 위해서는 주식시장 투자가 필수적인 요소가 됐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과 참여가 꾸준히 유지될 수 있도록 업계 종사자를 비롯한 시장의 참여자 모두가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자본시장은 안정적인 토대 위에서 발전해야 한다. 내년은 신축년(辛丑年) 소의 해다. 우보천리(牛步千里)라고 했다. 시장 참여자 모두 소의 걸음으로 천리를 가는 것처럼 천천히 한걸음씩 주식시장의 선진화와 건전화 투자문화 달성을 위해 함께 정도(正道)를 지키면서 꾸준히 전진해 나아가는 2021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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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모 금융투자협회 전무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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