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2월 주식 던지던 개미들…올해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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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주식 양도소득세를 내야하는 '대주주 기준'에서 벗어나기 위해 매년 12월이면 매물 폭탄을 쏟아냈던 개인투자자들이 올해는 예년과 달리 순매수 행태를 보이고 있다. 당초 대주주 기준을 내년부터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대폭 강화하기로 한 정부의 방침이 '없던 일'이 된 데다 증시의 꾸준한 상승세 등이 개인들의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코스피시장에서 총 3조817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 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에서도 개인은 1조원이 넘는 주식(1조158억원)을 사들였다. 이는 매년 연말만되면 주식 시장에서 대규모 물량을 쏟아내던 개인의 과거 패턴과는 다른 양상이다.

2012년부터 작년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12월에 동반 순매도를 해왔다. 12월 월 평균 매도 규모는 코스피 2조338억원, 코스닥 4185억원 등 총 2조4523억원에 이른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는 거의 매년 1~11월 누적으로 순매수를 기록했으나 12월에는 변함없이 순매도 움직임이 나타났다. 코스피의 경우 2008년 이후 12년 연속 12월에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러한 연말 매도세는 대주주 요건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연말 기준으로 어느 종목을 특정 금액 또는 일정 지분율 이상 보유한 주주는 세법상 대주주로 분류돼 그다음 해 거래부터 양도차익의 일부를 세금으로 내왔다.

현재 코스피는 10억원 이상 또는 지분율 1%(코스닥 2%) 이상을 보유할 때 대주주로 분류된다. 주주 1인뿐 아니라 배우자, 직계존ㆍ비속, 경영지배관계법인 등 특수관계인의 보유 주식까지 합산해 판단한다.


실제 대주주 요건이 하향될 것으로 예고됐던 2017년 12월(25억원→15억원)과 2019년 12월(15억원→10억원)에 개인 투자자들은 각각 5조1314억원, 4조8230억원을 순매도해 평년 12월(1조1433억원)보다 순매도 규모가 훨씬 컸다.


당초 내년부터 대주주 요건이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하향 조정될 예정이어서 올 연말에도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른바 '동학개미'의 거센 저항으로 현행 그대로 10억원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우려했던 '매물폭탄'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주주 요건이 10억원에 3억원으로 강화됐다면 개인의 순매도 규모가 수 조원에 이르렀을 것"이라며 "다행히 대주주 기준이 현행대로 유지되면서 연말 개인들의 대규모 순매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줄게 됐다"고 말했다.


코스피, 코스닥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증시가 전례 없는 상승장을 이어가는 것도 연말 개인들의 매물을 줄이는 데 한 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들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국내 증시 분위기가 매년 반복돼 온 개인들의 연말 순매도 현상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들의 순매수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 LG화학 등 대형주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오히려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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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연말까지 보름 가량의 시일이 남아 있고, 차익실현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질 수 있는 만큼 개인의 매수세가 지속될 것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인투자자의 지속적인 위험자산 선호 현상으로 올해 연말 주식시장 투자자금 흐름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지만 올해 국내 증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연말 차익실현을 위한 개인투자자의 순매도가 예년에 비해 강화될 가능성도 상존한다"며 "향후 기관투자자의 단기 매수세가 연말이 다가올수록 집중될 가능성이 있고 이로 인해 오히려 개인투자자의 연말 순매도세가 다른 시기보다 더 강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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