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人사이드]월세 밀린 백수에서 100억달러대 억만장자에 올라
에어비앤비 창업주 브라이언 체스키·네이선 블러차직·조 게비아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마음의 준비는 했지만 시초가부터 1000억 달러를 넘을 줄은 몰랐다. 창업 초기 빈털터리 시절에서 상황이 이렇게까지 달라진 것도 말이 안되지만, 코로나19 대유행 한가운데서 상장한다는 아이디어 또한 마찬가지"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 상장한 숙박공유앱 에어비앤비의 공동창업주이자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체스키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며 연신 놀라움을 나타냈다.
이날 에어비앤비는 뉴욕증시에서 68달러인 공모가 기준 112.81% 급등하며 화제가 됐다. 이에 따라 에어비앤비의 시가총액은 종가기준 주당 144.71달러에 거래를 마쳐 시가총액은 1007억달러(약 109조원)에 이르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적 호텔 체인인 매리어트(427억 달러), 힐튼(297억 달러), 하야트(75억 달러)를 모두 합한 것은 물론 세계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익스피디아와 기존 호텔 예약 전문기업인 부킹닷컴의 시가총액도 훌쩍 뛰어넘었다고 전했다.
이번 상장으로 공동창업자이자 체스키 CEO가 가진 지분 가치는 112억달러가 됐다. 공동창업자인 네이선 블러차직, 조 게비아의 지분 가치도 각각 104억달러로 평가받았다.
남는 방을 빌려준다는 '공유 숙박' 아이디어는 동갑내기 친구이자 공동창업주 체스키와 게비아로부터 시작됐다. 둘은 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미대인 로드 아일랜드 디자인스쿨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하면서 친해졌다. 졸업 후 체스키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직장을 구했고, 게비아는 브라운대에서 비즈니스 관련 공부를 계속했다. 이후 게비아는 샌프란시스코에 정착해 체스키에게 함께 이 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자고 권유했고 체스키는 기꺼이 그 요청을 받아들였다.
패기와 꿈으로 가득찬 20대 청년들이었지만 삶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구직활동은 쉽지않았고, 급기야 그들은 집세를 내지도 못할 지경에 이른 것이다. 마침 때는 2007년 10월.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미국 산업 디자인 학회 연례 컨퍼런스가 열릴 예정이었는데, 이미 호텔은 만실로 많은 디자이너들이 숙소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들은 여행객들에게 자신의 아파트 일부를 빌려주고 아침을 제공하는 대가로 돈을 받는다는 것이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체스키와 게비아는 에어베드 3개를 구입하고 호텔을 예약하지 못한 디자이너들에게 그들의 방을 빌려주고 아침을 제공했다. 그렇게 일주일만에 1000여달러를 번 그들은 이를 사업화하기 시작했다. 회사의 이름은 자신들이 빌려준 공기침대와 아침식사에서 따온 에어베드&브렉퍼스트(AirBed&Breakfast)를 줄여 '에어비앤비'라고 지었다.
게비아는 홈페이지를 만들기 위해 과거 룸메이트였던 개발자 네이선 블레차직에게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들려주고 함께하자고 권유했다. 그렇게 그들은 2008년 8월 에어비앤비를 창업하게 된다.
삶이 그들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듯, 에어비앤비를 창업하고도 한 동안은 평탄하지 못했다. 이미 당시 미국에는 여행자들에게 남는 방을 빌려준다는 서비스가 널리 퍼져있어 예상보다 수요가 적었다. 이들은 창업 초기 사업자금을 위한 빚을 막기 위해 신용카드를 수 없이 만드는가 하면, 체스키의 집에 직원 15명이 모여 일한 일화는 유명하다.
외부 투자자들의 반응도 냉담했다. 숙박공유서비스라는 사업모델이 신선하지 않았기에, 벤처 투자자들은 에어비앤비만의 차별성을 찾기 힘들다고 말하기도 했다.
에어비앤비의 차별점은 서비스가 아닌 창업주들에게 있었다. 그들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절박함으로 임했고 마침내 이들의 치열함을 눈여겨본 밴처캐피탈 세쿼이아 캐피탈로부터 2009년 58만5000만달러를 투자받게 된다. 이들이 따낸 첫 투자였다.
이들은 이때부터 사업을 구체화하고 확장해 본격적인 궤도에 올리기 시작했다. 서비스지역을 샌프란시스코가 아닌 뉴욕 등으로 확대하고, 호스트의 집을 직접 방문해 사진을 찍어 온라인에 올리기도 했다. 에어비앤비를 경험한 관광객들은 자신들이 거주하는 도시에도 에어비앤비를 도입하고싶어했고, 이는 결국 미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 에어비앤비의 월 매출은 1년새 5만달러로 10배이상 성장했다.
운도 따랐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로 부동산 버블이 꺼지며 많은 집주인들이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자 자신의 집을 관광객들에게 제공하는 사업에 관심을 갖는 집주인들이 많아졌고, 이와 맞물려 에어비앤비는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셋은 사업이 대해 혹평을 들으면서도 단 한 가지만큼은 결코 잊지 않았다. 에어비앤비의 핵심 가치인 '쉽고 멋지게'다. 누구나 쉽게 이용하고, 누구나 이용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멋져야만 한다는 것.
에어비앤비의 최종 종착지는 숙박공유서비스가 아니다. 그들은 종합 여행업으로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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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키, 게비아, 블레차직은 억만장자가 된 지금도 샌프란시스코 근교의 자신들의 집을 에어비앤비를 통해 여행객들에게 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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