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제재 아닌 자발적 변화 유도
"다양한 경제주체, 자율·공정 경쟁…함께 살아가는 생태계 염두한 것"

[아시아초대석]조성욱 "경제검찰 아닌 정원사"…공정위 인식변화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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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정위는 경제검찰이 아니라 정원사"라는 말을 빠뜨리지 않고 하고 있다. 그동안 공정위를 수식하던 경제검찰이 감시와 제재에 방점이 찍혀 있다면, 정원사는 자발적 행태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정원사는 정원의 화단이나 수목을 가꾸는 사람이다. 조 위원장은 "정원사라는 비유에서의 '정원'은 우리 시장경제를 말하는 것으로, 크고 작은 기업들과 소비자를 비롯한 다양한 경제주체가 함께 살아가는 생태계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경제라는 정원에서 기업이 자유로운 혁신과 공정한 경쟁을 통해 번성하고, 또 성장의 과실이 구성원에게 고르게 배분돼 다시 지속적 성장의 기반이 되는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조 위원장이 제시하는 정원사의 역할은 이렇다. 우선 자라나는 작은 나무들이 큰 나무들의 그늘 아래서 고사하지 않도록 돕는 것과 같이 대기업의 경제력 남용을 억제하고, 중소기업ㆍ영세 자영업자 등 경제적 약자를 보호해 상생의 문화가 우리 경제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우리 경제가 태풍ㆍ가뭄과 같은 위기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튼튼한 기초체력을 갖추도록 지속적 혁신과 경쟁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 결과적으로 우리 국민의 삶에 기여하는 과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는 것도 정원사의 역할로 꼽았다.

취임 1주년을 맞이해 지난 9월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도 조 위원장은 '정원사론'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경제를 하나의 정원으로 보고 이 시장(정원) 내 질서를 확립하며 독과점 폐해를 막는 것이 공정위의 역할"이라면서 "궁극적으로는 정원의 꽃인 경쟁을 보호해 (새로운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촉진하고, 공정경제를 이뤄 혁신을 이루는 것인데 이는 결국 '소비자 권익 증진'이라는 시장 참여자들의 혜택으로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원사의 또 다른 역할은 기업들의 체질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조 위원장은 지난해 취임과 함께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 경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그는 갑을관계에서 발생하는 불공정 행태를 개선하기 위한 구조적 문제를 완화하는 데 힘쓰겠다고 했다. 기업들의 자율적인 법 준수를 유도하고자 공정한 거래와 상생 발전을 위해 준수해야 할 기본적 사항이 담긴 표준계약서 도입 업종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 공정위는 같은 해 12월 하도급 분야를 시작으로 ▲제약ㆍ자동차판매ㆍ자동차부품 ▲복합쇼핑몰ㆍ아웃렛ㆍ면세점 ▲치킨ㆍ피자ㆍ커피ㆍ기타 외식업 ▲가구ㆍ도서출판ㆍ보일러 분야의 표준계약서와 ▲택배 ▲국제이사화물에 대한 표준약관을 제ㆍ개정했다. 공정위는 올해 안에 가전과 석유유통, 의료기기 업종에 대한 표준대리점계약서도 추가적으로 제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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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가 자칫 정원사로서의 역할만 하면 규제에 대한 칼날이 무뎌질 수 있다'라는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조 위원장은 "(한화 계열사의 한화S&C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무혐의 처분, 미래에셋그룹의 총수 미고발은) 공정위가 지닌 심판 기능과 조사 기능이 독립ㆍ중립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며 "공정위의 법 집행이 무뎌진 것이 아니라 예리하게 법을 적용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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