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못잡고 카톡 뺨만 때릴까…논란의 'n번방 방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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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텔레그램에 뺨 맞고 카톡에 눈 흘긴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인터넷 서비스기업에 더 강력한 자정 의무를 부여한 이른바 'n번방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ㆍ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당초 취지와 달리 국내 사업자들만 옥죌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개인의 사적 자유와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할 소지도 커 '빅브라더'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국회는 19일 법제사법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n번방 방지법 등 인터넷 3법의 통과 여부를 결정한다. 법사위 통과 시 제20대 국회에서 마지막으로 열리는 다음 날 본회의에 상정돼 입법 막차를 타게 된다. 개정안은 인터넷 사업자에게 불법 음란물을 삭제하고 관련 접속을 차단하도록 '기술적 조치'를 하는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어길 경우 사업자는 최대 징역 3년 또는 1억원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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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 검열, 역차별, 졸속 처리 논란 잇따라= 문제는 정작 n번방 사건의 온상인 텔레그램 등 해외 사업자들은 배제된 채 애먼 국내 사업자들만 규제 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앞서 '해외 사업자에게도 실효성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현재는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한계를 인정했다. 'n번방 못 막는 n번방 방지법'이라는 비판과 함께 역차별 우려가 잇따르는 배경이다.

이미 음란물 유통과 관련해 개별 조치를 진행 중인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업계는 개정안이 사업자들에게 과도한 의무를 부과한다고 난색을 표한다. 플랫폼의 강력한 영향력과 사회적 책임에는 공감하지만 현 개정안은 기업이 검열에 나서도록 조장해 자칫 이용자들의 통신 기밀을 침해하고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민간 사업자에게 사적 검열과 관련한 과도한 의무를 부과해 사업자의 피해를 발생시킨다"며 "(국회가) 충분한 공론화와 업계 의견 수렴조차 없이 입법을 진행 중"이라고 반발했다.


시민단체 오픈넷의 이사인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전날 기자설명회에서 "불법 촬영물 유통 방지 의무를 사업자에게만 내맡기고 구체적인 기준도 없이 징역형에 처할 수 있게 했다"며 "위헌성 짙은 국민 메신저 사찰법"이라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최근 잇따른 사적검열 논란에 방송통신위원회가 '사적 대화는 적용하지 않는다'고 해명한 데 대해서도 "n번방 사건은 불법촬영물이 비공개대화방에서 공유돼 피해가 발생한 사건인데 여기에 적용되지 않는다면 국회의 n번방 재발방지 의도가 무색해진다"고 꼬집었다.


◆"불법행위 방치하란 뜻이냐" 방통위 반박= 업계 안팎에서는 법률 개정안 내 '기술적ㆍ관리적 조치'의 의미가 불투명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대상 사업자 등 구체적인 내용은 시행령에 일임된 상황이다. 시행령을 정하는 과정에서 현재 도마 위에 오른 포털, 메신저 외에 대화 서비스를 제공 중인 게임, 커머스 등 다수의 정보통신망 사업자에게 규제가 부과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불확실성이 크다. 굉장히 애매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방통위는 사적 대화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 사업자에게 자체적인 모니터링 의무가 없다는 점 등을 강조하고 있으나 법의 해석은 행정기관이 아닌 검찰의 몫"이라고 우려했다.


주무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이 같은 논란에 선을 그으며 연일 법안 통과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15일 브리핑을 통해 메신저 등 사적 대화는 검열하지 않는다고 밝힌 데 이어 전날에는 텔레그램에 실효성이 없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는 지적에 강하게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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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는 "해외 사업자에 대한 집행력을 확보할 수 없으면 모든 국내외 서비스에서 일어나는 불법행위를 정부가 방치해야 한다는 뜻인지 의문"이라며 "규제 집행력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조사와 행정제재를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사적 대화방에서 디지털성범죄물을 제작 및 유포하는 행위 역시 신고포상제 등을 통해 신속히 찾아내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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