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타격에 '주가 구하기' 나선 금융지주 수장들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국내 금융지주 수장들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부양에 나서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리스크 우려로 저평가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수장들이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행동에 나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금융지주사 7곳 중에서 올 들어 자사주를 매입한 수장은 절반이 넘는 4명에 이른다.
자사주 매입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다. 손 회장은 지난 10일 장내매수를 통해 자사주 5000주를 매입했다. 올 들어서는 주식시장 첫 거래일인 1월6일 5000주를 매입한 이후 지난달(5000주)에 이어 세 번째다. 우리사주 조합원 계정을 포함하면 손 회장의 자사주 보유규모는 7만8127주에 이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손태승 회장의 주식 매입은 그룹 출범 2년차를 맞아 대내외적 위기 상황 속에서 금융의 사회적 역할을 완수하는 동시에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역시 지켜나가겠다는 강한 의지와 자신감의 표현"이라면서 "향후 다양한 형태로 국내외 투자자들과도 소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5일 자사주 5668주를 투자일임계약에 따른 장내매수 형식으로 매입했다. 지난 2월5일 자사주 2000주를 장내매수로 매입한 것을 포함해 올 들어 두 번째다. 이번 매입으로 김 회장의 자사주 보유규모는 6만5668주로 늘어났다.
김지완 BNK금융 회장은 지난달 6일과 19일, 23일, 24일, 26일 등 5거래일 동안 총 6만6600주를 매입했다. 지난 2018년 5월 첫 매입 이후 현재까지 보유주식수는 10만1600주다. 또 BNK금융지주는 주가안정,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한국투자증권과 자기주식 취득을 위한 70억원 규모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김태오 DGB금융 회장은 지난달 4일 1만주를 장내 매수했다. 김 회장은 취임 이후 4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번 매입으로 김 회장이 보유한 자사주는 총 2만5000주로 늘어났다.
김기홍 JB금융 회장도 지난달 자사주 4만 주를 사들였다. 김 회장의 자사주 보유분은 이번 매입으로 총 8만500주가 됐다.
3월 들어 본격화된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의 여파로 미국, 유럽 등의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면서 국내 주식시장 또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세로 큰 폭의 하락장을 보였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금융주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3월 말 기준 국내 금융지주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평균 약 0.2배에 머물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 0.37배, 1998년 IMF 외환위기 때의 0.28배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19 경제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각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은행주들의 수익성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지배적이다. 더욱이 최근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등으로 배상금과 과태료 등 악재까지 대내외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모든 위험 요인을 감안해도 현재의 은행 관련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하락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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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주는 올해 들어 아직도 코스피보다 두배 이상 하락 중"이라면서 "생각보다 빠른 반등으로 코스피 추가 상승에 대한 의구심은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최 연구원은 "시스템 리스크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은행주 가격매력은 계속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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