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 봉쇄 조치, 재외국민 철수 잇따르나
이탈리아 한인회, 임시항공편 마련 위해 수요조사
주페루 대사관, 멕시코행 전세기 운용에 대비…외교부 "주재국과 협의"
필리핀 루손섬도 봉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대형항공기 투입해 재외국민 이송 계획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정부가 국민 안전을 최우선 목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의 불편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재외공관이 노력해달라.”
전일 늦은 오후. 긴급 화상 회의를 개최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 같이 수차례 강조했다. 이태호 2차관, 김건 차관보까지 총 출동한 화상 회의에서 주이탈리아대사를 포함해 주독일대사, 주프랑스대사, 주스페인대사, 주벨기에·EU대사, 주밀라노총영사 등 6개 지역 공관장들이 참석해 국경 통제 동향과 유럽 국가 및 유럽 연합(EU)과 협력 방안 등이 논의됐다.
결국 유럽은 17일(현지시간) 국경을 사실상 봉쇄했다. 이탈리아에서 본격화한 코로나19가 독일, 프랑스, 스페인으로 급속하게 확산하자,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은 고심 끝에 30일 동안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는 데 합의했다. 이탈리아에서만 코로나19 확진자가 3만명을 웃돌기 시작했고 사망자는 500명을 넘어섰다. 인구 100만명 규모 이탈리아 북부 공업도시 베르가모에서는 일주일 사이 380명이상 코로나19로 사망, 하루 평균 5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갈수록 상황이 심각해지자 재외국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이탈리아에서는 한인회가 중심이 돼 임시항공편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행 항공편이 모두 막히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서다. 한인회는 현지시간 21일 출발을 목표로 17일 오후 6시까지 수요조사를 마쳤다.
이탈리아 한인회 관계자는 “귀국을 희망하는 인원에 따라 대한항공 본사에 요청한 이후 운항 유무가 결정될 것”이라면서 “전세기가 확정 되더라도 준비 기간은 결정된 날부터 3~4일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항공 관계자는 "우리 정부에서 아직까지 공식 요청은 없었다"면서 "향후 정부의 공식 요청이 있으면 운항 여부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에 이어 프랑스 재외국민들도 귀국을 준비하고 있다. 프랑스 총리실은 국제대학촌에 프랑스 외 외국학생인 경우 며칠 내고 본국 귀국을 권고했고 이에 주프랑스 한국교육원은 입주 학생들을 대상으로 귀국 희망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에 항공사와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에 항공편 관련 문의가 폭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공포에 남아메리카의 페루와 동남아시아 필리핀 정부가 국경의 문을 걸어 잠그면서 재외국민과 여행자들의 발이 묶였다. 페루는 17일 0시부터 국경 봉쇄로 인한 입출국 금지 조치를 단행했고 필리핀은 20일 0시부터 수도 마닐라가 속해있는 루손섬 전체를 봉쇄한다. 20일부터는 모든 외국인이 루손섬에 드나들 수 없다.
주페루 대사관에 따르면 한국인 여행객 150여명이 현지에 고립돼 있으며 이 중 130여명이 귀국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사관은 현지시간 18일 오후 1시까지 멕시코로 떠날 전세기 탑승 수요 조사에 나섰다. 대사관측은 “리마와 쿠스코에서 멕시코로 전세기가 운용될 경우 이용을 원하는 국민들은 성명, 여권번호 등 내용을 보내달라”면서 “멕시코에서 한국행 항공편은 개별 구매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수도를 품고 있는 필리핀 루손섬 봉쇄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좌석수를 늘려 재외국민 수송에 대비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마닐라발 인천행에 대형기종을 투입해 좌석수를 60석 이상 늘렸고 아시아나항공도 18~19일 대형기종을 투입해 600석 이상을 추가로 확보했다. 루손섬에는 필리핀에 체류하는 한국인의 3분의 2인 5만~6만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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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고위관계자는 “페루는 출입을 아예 통제하는 상황이어서 1차적으로 페루에 책임이 있다”면서 “페루에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필리핀 루손섬만 현재 그렇다고 하는 데 이런 일이 앞으로 계속 생길 것 같다”면서 “현지 공관과 공조해서 주재국과 협의해 여행객들이 일단 출국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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