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전화진료 안합니다" 병원마다 달라 혼선
정부 자율참여 한시적 허용
거주지·상태 등 기준 제각각
[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전화진료는 대구·경북 환자에 한해서만 가능해요."
직장인 김호영(가명)씨는 최근 60대 모친이 평소 내원하던 대학병원에 전화진료가 가능한지 문의했다. 하지만 병원 측에선 "대구·경북 거주자가 아니면 전화진료가 어렵다는 지침이 있다"고 밝혔다. 김 씨는 고령 환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취약하다고 들은 만큼 모친의 진료 예약을 취소할지 고민 중이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이른바 '빅5 병원'과 전국 주요 국립대병원은 현재 전화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달 24일부터 한시적으로 전화진료를 허용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자율 참여인 데다 병원마다 세부 지침이 달라 김 씨처럼 혼선을 빚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전화진료를 제공한다고 해도 환자 상태와 거주지 등에 따라 진료 여부를 결정하는데 병원마다 세부 지침이 다르다. 실제로 빅5 병원 가운데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은 대구ㆍ경북 거주자에 한해서만 전화 진료를 제공한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다"며 "대면접촉을 줄이기 때문에 감염전파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환자에게 사전에 연락해 전화진료로 대체해도 괜찮은지 물은 후 환자가 동의할 시 예약 당일 상담진료를 하는 형식이다. 환자의 동의가 필수인 만큼 고령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가 병원에서 직접 진료를 받겠다고 하면 막을 방법은 없다.
초진 환자와 별도의 검사나 처치 등이 필요한 환자도 전화진료를 받기 어렵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초진 환자는 진료나 처방 등을 위해 의학적 판단 근거가 필요하고 진행해야 하는 검사가 다수 있을 수 있어 내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도 "병원에 반드시 오지 않아도 되는 환자군이나 약 처방을 받는 환자를 대상으로 주로 전화진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삼전·하닉 놓쳐도 기회 있다"…목표가 '100만원'...
전화진료가 한시 허용되면서 원격진료가 실험대에 오른 것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전화를 통한 상담과 처방은 대면 진료의 원칙을 훼손하는 사실상의 원격의료"라며 "현행법상 위법의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의사가 환자의 진단을 지연하거나 적절한 초기 치료의 기회를 놓치게 할 위험성이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