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상대 통화 정책 효과 미지수
트럼프는 "환영"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이 제로(0) 금리와 양적완화(QE)라는 두 가지 방패를 한꺼번에 꺼내든 것은 전례가 없다. 미국에서 경제공황 이후 최고 위기로 평가받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에도 금리 인하를 단행한 이후 양적완화 카드가 순차적으로 사용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악화 양상이 금융 위기를 능가할 정도로 심각하다는 게 미 당국의 판단인 것이다.
특히 현재의 어려움이 경제가 아닌 바이러스라는 미지의 상대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도 불확실성에서 질적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의 금리 인하 직후 칼럼에서 "경제 위기를 보고 있다면 바로 지금"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Fed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없다는 쪽에 무게를 뒀다. 지난해 세 차례 금리를 인하한 후 12월에 금리 동결을 결정하며 더 이상 금리를 내리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3개월 만에 상황은 180도 뒤바뀌었다. 이날 긴급 회의에서도 만장일치 금리 인하 결정이 나오지 않은 것은 그만큼 이번 결정이 쉽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지난 3일 0.5%포인트 금리 인하 시에는 Fed 위원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주말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1분기에는 0%, 2분기에는 -0.5%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기존 전망치는 1분기 0.7%, 2분기 0%였다. 이미 항공, 여행 등 코로나19로 인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업종 외에도 미국 내 경제활동이 속속 중단되며 소매, 에너지업종 등 미국 경제 전체가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셈이다.
이에 따라 Fed가 '빅컷' 금리 인하 카드를 꺼냈지만 추가 조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금리 인하 후 기자들과의 전화 회의에서 "마이너스 정책금리가 미국에서 적절한 정책 대응이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시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했다.
하지만 Fed가 경제를 받치기 위해 또 다른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상황이 급박하다"면서 "경제 쇼크 이상을 염두에 둔 다양한 조치가 나올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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