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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집] 위장 임차인 가려내기

최종수정 2019.06.20 15:12 기사입력 2019.06.2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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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ㆍ근저당 규모 시세보다 과하다면 의심해 봐야
집주인과 가족관계인 세입자, 무상거주 여부 확인해야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사는 나경매(가명) 씨는 8년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모은 6000만원으로 부동산 경매 투자를 해보기로 했다. 아파트 경매는 금액이 맞지 않아 소액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세대주택을 알아보던 중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방 두 개짜리 집이 한번 유찰돼 입찰가가 낮아진 것이 눈에 띄었다. 감정가는 1억1000만원이었지만 유찰로 인해 가격이 20% 내려가 8800만원에 경매를 앞두고 있었다. 유찰된 이유를 살펴보니 현재 살고 있는 임차인이 전입한 날짜가 근저당권 설정일자보다 빨라 낙찰자가 보증금을 물어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나 씨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은행에서 대출을 해줄 때 임차인이 있으면 대출을 많이 받을 수 없는데, 근저당액수가 적지 않았던 것이다. 여기저기 수소문해보니 임차인이 집주인의 동생이었고, 전세금 없이 살고 있다는 ‘무상거주확인서’를 은행에 제출하고 대출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즉, 그 집을 낙찰 받더라도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줄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다. 나 씨는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로부터 해당 물건의 시세가 1억4000만원 수준이라는 얘기를 듣고 9000만원에 입찰해 낙찰을 받았다.


부동산 경매에 참여할 때 가장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바로 임차인 확인이다. 임차인의 보증금을 낙찰자가 물어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등기상 가장 빠른 근저당이나 가압류 일자보다 먼저 전입한 임차인이 있고, 배당 요구를 하지 않았다면 낙찰가에게 보증금을 보전해줄 책임이 있다. 이런 경우에는 입찰금액에서 해당 보증금만큼을 빼고 응찰해야 손실을 입지 않는다.


임차인 분석을 하다보면 위 사례처럼 집주인의 가족이 무상으로 살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경매로 나온 주택에는 정식 임대계약을 하지 않은 채 낙찰자에게 돈을 요구할 목적으로 임차인 행세를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런 비정상 임차인을 잘 식별하는 것이 경매 성공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우선 집주인과 세입자가 가족관계인 경우는 위장 임차인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친족 간에도 정식 임차계약을 맺고 보증금을 지급한 경우라면 낙찰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 보증금 액수와 근저당금액이 시세보다 과하게 높은 경우도 의심해 봐야 한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시점에 임차인이 있는데도 대출액이 크다면 무상 임차인일 가능성이 있다. 이런 경우 해당 은행에 연락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임차인이 배당 요구를 하지 않은 경우도 잘 확인해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선순위 임차인은 배당 신청을 해 법원으로부터 보증금을 받을 수 있고, 낙찰자에게 요구할 수도 있다. 하지만 뭔가 문제가 있는 임차인은 배당 요구를 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전입 확정일자가 없거나 뒤늦게 받은 경우도 눈여겨봐야 한다. 확정일자는 계약서에 받는 것인데 계약서가 없거나 나중에 급조해서 확정일자가 없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도움말=지지옥션>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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