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6월 남북정상회담, 불가능하지 않아…김정은 친서에 흥미로운 대목" (종합)

노르웨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현지시간) 오슬로 시내 총리관저에서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슬로=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노르웨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6월 남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남북 간 짧은 기간에 연락과 협의로 정상회담을 한 경험이 있기에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오슬로 시내 총리 관저에서 에르니 솔베르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6월 중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6월 중 남북정상회담이 가능한지는 저도 알 수 없다"면서도 이 같이 답했다.

문 대통령은 “어제 제 답변은 나는 언제든지 만날 준비가 돼 있고, 그 시기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달려 있다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어제 말씀드렸다시피 나는 시기, 장소, 형식을 묻지 않고 언제든지 대화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그런 시기를 선택할지는 김 위원장에게 달려있다는 말씀을 다시 드린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 내용과 관련해서는 “미국에서 대강의 내용을 알려준 바 있다”며 “그 친서 내용 속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하지 않은 아주 흥미로운 대목도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것 이상으로 먼저 내용을 알릴 수는 없다"며 말을 아꼈다.

문 대통령은 또 "대북 제재를 해제하려면 비핵화에 실질적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먼저 취해야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해 무엇이 가장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가장 중요한 관건이자 핵심은 북한의 비핵화에 실질적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 간에는 군사적 적대 행위를 중단하고 상호 간 무력 사용도 금지하는 등 군사적 긴장이 대폭 완화됐다"며 "한반도를 분단하고 있던 비무장지대도 평화지대로 전환하고 있으며, 동시에 인도적 교류와 지원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가 제대로 발전해 나가려면 개성공단 재개를 비롯한 여러 가지 경제협력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그러려면 국제적인 경제제재 해제돼야만 가능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에 실질적 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런 상황이 가급적 빨리 조성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우리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솔베르그 총리는 "비핵화를 위해서는 사찰도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북한의 핵무기 개발로 평화체제가 와해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노벨평화상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는 "누가 수상하는지 정하는 데에 노르웨이 정부는 관여하지 않는다. 노벨위원회는 매우 독립적인 기관"이라며 "저희는 평화가 평화적으로 이뤄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답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양국의 수소에너지 분야 협력에 대해 "수소 저장이나 충전 등 기반 기술은 노르웨이가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고, 수소 차량을 만들거나 연료 전지 만드는 활용 분야는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앞서간다고 믿는다"라며 "상호 협력하며 '윈윈'할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노르웨이에서 수소 충전소가 폭발한 사고와 관련해서는 "보도를 봤으나 내용은 자세히 알지 못한다. 그러나 저는 노르웨이의 능력을 믿는다"고 언급했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수소경제"를 "산소경제"로 잘못 얘기했다가 정정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오슬로를 떠나 노르웨이 제2의 도시 베르겐으로 이동하는 것과 관련, "솔베르그 총리에게 베르겐 자랑을 하도 많이 들어 마치 한 번 다녀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가서 총리님의 자랑이 사실인지 확인해 보겠다. 중요한 일정인 만큼 계속 관심을 가져달라"고 취재진에 당부했다.

오슬로=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