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만남, 성사될까…셈법 바꾼 아베의 속내는
“조건 없이 만나겠다”는 아베와 “납치문제 입장 변화 없다”는 고노 외무상 발언 ‘눈길’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김정은 위원장과 조건 없이 마주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북한을 향해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하고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종전까지 일본은 북한을 향해 일본인 납치 문제를 필수적 조건으로 내걸며 회담을 제안해왔기에, 아베 총리의 이번 발언을 놓고 일본 언론들은 여러 목적이 담긴 ‘국내용 발언’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 같은 아베 총리의 행보는 앞서 지난 3월 유엔 인권이사회의 대북 비난 결의안 공동제출에서 일본이 11년 만에 처음으로 빠지면서 감지됐다. 여기에 지난달 발표한 외교백서에선 ‘북한에 대한 압력을 최대한으로 높일 것’이란 표현을 삭제하며 북한을 향해 유화적 제스처를 취한 바 있다.
아베 총리의 ‘무조건 정상회담’ 제안 배경에는 최근 국내에서 끊임없이 제기돼온 이른바 ‘재팬패싱’ 논란을 불식시키려는 목적이 감지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아베 총리의 입장 변화는 도박이며 초조함이 보인다”며 “북핵 6자회담이 성사될 경우 주변국 중 일본만 유일하게 북한과 정상회담을 갖지 않아 논의에서 배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북한과의 관계에서 뭔가 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국내용 발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올해 여름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북·일 협상의 국면 타개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정치권으로부터) 요구받고 있는 것 또한 (발언의) 배경이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북·미 관계 확인을 통해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아베 총리가 감지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 또한 제기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 소식통의 말을 빌려 “북한은 대미 관계가 어려워질 때면 다른 나라로 시선을 돌리곤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북·미 양국 간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진 지금이 일본이 북한과 접촉해 납치문제와 한반도 문제에 있어 발언권을 높일 기회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 일본 정부는 베이징 대사관 루트를 비롯 각종 채널을 통해 북한과의 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북한의 반응은 냉담한 상태다.
도쿄신문은 북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아베 총리가 제안하는 조건 없는 북·일 정상회담 실현을 위해서는 먼저 일본이 북한과 일본 간 인적 왕래를 허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앞서 2016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독자 제재 조치로 북한 국적자의 입국을 금지하는 한편 북한을 방문한 조총련 소속 일본인의 재입국을 불허한 바 있다.
한편 아베 총리의 갑작스러운 협상 방침 변경에 일본 내 보수층 사이에서는 “외교적 성과에 치중한 나머지 납치 문제는 등한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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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9일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기존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히며 여론 진화에 나섰다. 고노 외무상은 “현재 북한과 여러 경로로 접촉하고 있으며 조정 과정 중 납치 문제를 절대 들고 나오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며 재차 정부 입장에는 변화가 없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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