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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아·적군 식별장치 엇박자‥유사시 전력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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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내년부터 피아식별기 교체
軍 2023년까지 업그레이드 계획
늑장 준비로 시한 못맞출 가능성
지난달 함정 일부만 계약체결
관계자 "작전에 문제 없도록 할 것"

한미합동군사훈련에서 양국 병력이 상륙훈련에 임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미합동군사훈련에서 양국 병력이 상륙훈련에 임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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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미군이 내년부터 피아식별장치(IFF)를 최신형으로 전면 교체할 계획이지만 우리 군의 대응이 늦어지면서 유사시 한미 양국의 전력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군사적 위기 사태가 발생할 경우 원활한 작전 수행에 차질을 빚을 뿐 아니라 자칫 적으로 간주돼 오인 사격의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1일 군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미군은 내년부터 함정과 전투기 등의 무기 체계에 장착하는 피아식별기를 '모드(Mode)-4'에서 '모드-5'로 전면 교체키로 했다.

기존 모드-4는 암호화된 코드를 활용해 우군을 식별할 수 있지만 약 40년 전 개발된 구형 알고리즘을 사용하고, 다수의 표적이 있을 땐 식별 오류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모드-5의 경우 식별 오류를 크게 줄이고 암호 코드 수도 기존 약 43억개에서 수조 개로 늘려 보안 안정성이 뛰어나다. 또한 도ㆍ감청 방지는 물론 전파 교란을 방지하는 항재밍 기능이 크게 강화됐다.


미군은 걸프전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치른 경험을 토대로 아군끼리의 오인 사격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새로운 식별장치 개발에 돌입했다. 특히 2001년 미 해군 정찰기가 남중국해에서 중국 전투기와 충돌해 하이난섬에 불시착한 사건이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승무원들이 불시착한 정찰기의 암호 장비를 파손했지만 중국이 각종 정찰 시스템을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진 탓이다.


우리 군은 지난달 함정 일부분에 대해서만 2024년까지 모드-5로 성능 개량을 추진하는 계약을 한화시스템과 체결했다. 나머지 항공기 전력, 감시ㆍ정찰 전력, 방호 전력 등에 대해서는 아직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피아식별장치 성능 개량 사업은 육해공군의 거의 모든 장비에 적용되기 때문에 총 사업비가 2조3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방산업체 '빅 3'인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외국 회사들과의 제휴를 통해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는 상황이다.

우리 군은 당초 미군의 성능 개량에 발맞춰 늦어도 2023년까지는 피아식별장비의 업그레이드를 완료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전력 공백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군은 2010년 4월 제37차 한미지휘통제상호운용성위원회에서 미군이 2020년 7월부터 모드-5로 전환한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2015년 11월에야 피아식별장비 성능 개량 소요를 결정하면서 전력 공백을 야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군은 양국의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참석하는 한미 군사위원회의(MCM)에서 미측에 모드-4 사용 기간 연장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기와 함정, 대공무기 등에 장착되는 피아식별장비는 전쟁이나 연합훈련 때 아군과 적군을 명확히 구별하도록 도와주는 암호 장치다. 우리 군이 현재 사용하는 모드-4와 미군이 내년부터 전면 도입하는 모드-5는 호환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연합작전 등에서 아군 구별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모드-4 장비를 그대로 사용할 경우 전시에 미국 등 동맹국으로부터 적으로 간주돼 오인 사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치명적이라는 의미다.


군 관계자는 "피아 식별은 피아식별장비 외에도 육안이나 통신, 사전 일정 인지, 데이터링크 등을 통해 할 수 있다"며 "장비를 완전 교체할 때까지 실제 작전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해군 예비역 준장은 "우리와 미군의 장비가 호환되는지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며 "실전에 대비한 연합훈련을 하는데 장비의 상호운용성이 맞지 않으면 작전에 막대한 지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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