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직원과 고객이 싸우면 직원편에 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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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전의 칼럼에서 앤드루 록우드(Andrew Lockwood) 교수의 품질 요소 분류 기준인 위생(Hygiene) 요소, 중립(Neutral) 요소, 결정적(Critical) 요소, 가치(Enhancing) 요소 중 위생 요소에 대해 다뤘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 중 가치 요소를 다뤄 어떤 점이 고객에게 진정한 가치가 되는지를 살펴보려 한다.


고객은 다양한 것에 가치를 둔다. 이는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혹은 사회화 과정에서 습득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어 사람마다 어느 부분에 가치를 두는지는 모두 다르다. 하지만 필자는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가치보다 우선하는 가치는 없다는 것에 대다수가 동의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에 고객도 인간이기에 존중받는 경험을 원한다. '손님은 왕이다'라는 말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며, '고객 중심 경영'이라는 용어도 경영학 교과서에서 빠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러한 고객 중심 경영은 어디서부터 출발하는 것일까?


경영학에서는 고객을 둘로 나눠 생각한다. 외부 고객과 내부 고객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고객(customer)은 외부 고객이다. 그렇다면 내부 고객은 누구인가? 바로 기업의 종업원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기업의 종업원에게 어떠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이 종업원들은 기업원들로부터 존중받고 있으며 기업은 이 종업원들을 중심으로 하는 고객 중심 경영을 시행하고 있는가?

내부 고객은 외부 고객과 가장 많은 접점이 있다. 그리고 이 접촉의 강도에 따라 스트레스의 정도도 다르다. 이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하는 근로자들을 감정 노동자라 부르기도 한다. 이들은 항상 웃고 있어야 해서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에 걸린다고도 한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지난해 감정 노동 정도에 대해 실시한 설문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3개의 직업 중 항공기 승무원, 홍보 도우미 및 판촉원, 통신 서비스 및 이동통신기 판매원 등이 나란히 1, 2, 3위를 차지했다.


물론 하루에도 몇 통씩 내 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걸려오는 광고 전화를 받노라면 진이 다 빠지기도 한다. 특히 일정이 바쁜 와중 걸려온 전화는 짜증을 유발한다. 그렇다고 해서 상담원에게 욕설을 할 필요는 없다. 만약 광고 전화가 아니라 당신이 상담을 받기 위해 전화한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상담원에게 월급을 주는 회사는 지금까지 고객 중심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늘 외부 고객의 편에 섰다. 이는 내부 고객에게 위로는 조직 압력, 아래로는 외부 고객으로부터의 고객 압력에 시달리는 넛크래킹 현상을 유발해 내부 고객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진정으로 고객을 위하는 회사는 내부 고객의 편에 서야 한다. 무조건 내부 고객을 감싸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내부 고객이 외부 고객에게 불합리한 일을 당했을 때, 회사마저 이를 모른 척한다면 내부 고객은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할 유인을 잃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는 계속 수익을 올릴 수 있겠는가?


답은 너무도 당연하게도 '아니오'다. 이미 많은 연구에서 내부 고객의 만족도가 회사의 매출 등 재무적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외부 고객의 만족도는 내부 고객의 만족도를 초과할 수 없다는 내부 서비스 법칙에 따르면, 내부 고객은 그릇과 같은 존재다. 내부 고객이라는 그릇이 커야 더 많은 외부 고객을 담을 수 있는 것이다.


필자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하면서 가장 감명 깊게 읽었던 글귀 중 하나로 정태영 현대카드 회장이 수년 전 자신의 SNS에서 언급한 글귀를 인용하며 이번 칼럼을 마칠까 한다. "직원들과 선의의 고객들을 지키는 것이 진짜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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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희 인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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