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 취소…800억원대 소송전 불보듯

-복지부 "제주도시자가 개설 허가권 쥐고 있는 제주가 특수한 경우…더 이상 영리병원 추진 안 한다"고 선 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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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국내 첫 투자개방형병원(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가 결국 취소됐다. 지난해 12월5일 제주도가 '외국인 의료관광객 전용' 조건으로 허가를 내준 지 약 4개월만이다. 정부는 "더 이상 영리병원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어 영리병원 설립은 당분간 물 건너갔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7일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지국제병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 취소 전 청문'의 청문조서와 청문주재자 의견서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조건부 개설허가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조건부 개설허가 후 지금까지 병원 측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의료법에서 정한 3개월의 기한을 넘겨서도 개원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개원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도 없었다고 판단한다"며 개설허가 취소 배경을 설명했다.

현행 의료법 제64조는 병원 개설 허가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90일) 이내에 개원하고 진료를 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간 내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를 시작하지 아니한 때는 개설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해 12월5일 내국인 진료를 제한하는 조건으로 녹지국제병원에 개설 허가를 내줬다. 녹지국제병원이 개원 시한인 지난달 4일까지 개원을 하지 않자 제주도는 허가 취소 절차에 돌입했다.

제주도의 개설허가 취소 결정에 따라 향후 법적 공방이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자인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녹지제주)는 병원 건립 공사비 778억원 등을 포함해 약 85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지난 2월엔 제주도를 상대로 "내국인 진료를 제한하는 조건을 삭제해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녹지제주가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제도를 활용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직접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중국 국유기업 녹지그룹이 투자해 세운 녹지국제병원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적용 대상이다. 녹지제주 측 법률대리인은 지난달 취소 전 청문에서 "제주도가 개원 허가를 장기간 지연해 오다 예상에도 없이 조건부 허가 처분을 내 한·중 FTA 투자협정으로 보호받고 있는 '투자자의 정당한 기대'를 저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도 "녹지그룹 측이 개설 허가 후 개원에 관한 의료법을 위반한 이상, 법과 원칙에 따라 취소 처분 절차를 진행하고 사후 있을지 모르는 소송 등 법률 문제에도 적극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녹지병원 개설 허가가 취소되면서 현 정권에서의 영리병원 설립은 '올스톱'됐다. 보건복지부는 "현 정부에서는 영리병원을 추진하는 일은 없을 것이고 의료공공성 강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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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장관도 제주도가 녹지국제병원에 대해 조건부 허가를 내준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해 "이번 영리병원 허가는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에 따라 병원 개설 허가권자가 제주도지사로 정해져 있어 발생한 특수한 경우"라며 "현 정부에서 영리병원을 추진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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