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법원, FBI가 보내온 北대사관 도난 컴퓨터 등 물품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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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스페인 사법 당국이 지난 2월 괴한들의 습격으로 마드리드 주재 북한 대사관이 도난 당한 컴퓨터 등 물품들을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보내오자 별다른 검토 없이 대사관에 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1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스페인 사법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스페인 법원으로 FBI가 2주 전 쯤 컴퓨터와 하드 드라이브 등 물건들을 보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스페인 법원이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외교적 관례에 따라 해당 물품들을 검토하지 않고 그대로 북한 대사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도 FBI가 스페인 사법 당국에 물건들을 되돌려줬다는 점을 확인했다. 다만 미국에서 이 물건들이 어떻게 다뤄졌는지에 대해서는 확인이 어려운 상태다. 현재 스페인 사법당국은 증인 인터뷰를 포함해 조사를 거의 마무리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월 22일 마드리드 주재 북한 대사관에 괴한 10명이 침입해 컴퓨터와 USB, 휴대전화 등을 빼앗아 달아났다. 이후 반(反) 북한단체 '자유조선'은 이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었다면서 훔쳐온 물건들을 FBI에 넘겼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스페인 고등법원은 지난달 26일 수사 상황을 토대로 작성한 공식 문서를 통해 대사관에 침입한 괴한들이 FBI와 접촉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들 중 에이드리언 홍 창이라는 이름의 멕시코 국적 미국 거주자가 사건 발생 5일 후 FBI에 관련 정보들을 넘겼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에 대해 미국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계속되자 미국 국무부는 "미 정부는 이 사건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북한 외무성은 이 의혹과 관련해 수사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