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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칼럼]수입품 늘리는 중국, 우리는 준비가 돼 있나요?

최종수정 2019.04.16 09:53 기사입력 2019.04.1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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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최근 한국에 다녀온 기자의 지인은 양손 가득 '정관장' 홍삼 박스를 들고 중국으로 왔다. 특별히 중국 친구가 부탁해 대신 구매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홍삼을 부탁한 중국인의 요구사항이 특이했다. 상대적으로 싼 값에 구매가 가능한 인터넷이나 마트 대신 꼭 직접 공식 매장에서 사다 달라는 것이었다.


KGC인삼공사의 정관장 제품은 이미 중국에 진출해 있어 현지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럼에도 굳이 공식 매장 구매를 요청한 것은 중국인들의 머릿속에 '중국에서 파는 것에는, 그리고 할인이 많이된 제품에는 가짜가 섞이기 쉽다'는 인식이 깊게 박혀 있는 탓이다. 중국 소비자들의 가짜에 대한 불안감은 한푼이라도 싼 값에 물건을 사기 위해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는 한국의 소비 방식과 정반대다.

중국의 대표적인 유아용품 플랫폼 '미야(蜜芽)'가 매년 두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급성장한 비결도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을 이용한 덕이 크다. 미야의 구매 담당자들은 분유, 건강보조식품 등을 포함한 유아용품을 선별할때 그 나라 공장과 본사를 직접 방문해 제품을 살펴보고 수입결정을 내린다는 점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중간상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본사와 계약함으로써 '정품 보장'이 확실히 된다는 점을 최대 경쟁력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소득 수준이 높아져 수입품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는 반면 그동안의 경험 때문에 제품에 대해 신뢰를 못하는 중국인들의 소비 특성은 새로운 형태의 복합쇼핑몰도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해 5월 중국 허난성 정저우 종합보세구역 안에 문을 연 중따먼(中大門) 복합쇼핑몰은 겉보기에는 수입 브랜드 매장이 가득한 일반 백화점과 다를게 없지만 가장 큰 차별성은 각종 수입품에 대한 '국가 보증 온ㆍ오프라인(O2O) 플랫폼 1호점'이라는 점이다. 이 쇼핑몰은 수입제품 전자상거래 기업이 주고객이지만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전용관도 운영중이다. 제품을 사려면 여권이 필요하며 구입과 동시에 해관총서(세관)로 구입자의 정보가 넘어가 통관절차가 진행된다. 중국 내에서 이뤄지는 해외직구인 셈이다.

미야나 중따먼의 성장은 앞으로 외국 제품에 대한 중국인의 원정 쇼핑이 줄고 자국내 소비 비중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도 2025년에는 중국인의 명품 소비 절반이 해외가 아닌 중국 안에서 이뤄지는 시대가 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최근 내놓았다. 2015년만 해도 중국 소비자들의 중국 내 명품 구입 비율은 23%에 불과했다.


중국에서 질 좋은 수입품에 대한 니즈가 급증하고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플랫폼이 발달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한국의 중소기업들은 좋은 제품과 기술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은 다양한 경로로 수입품을 늘리고 있지만 우리 기업은 이같은 흐름에 적절히 올라타지 못한채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우리 중소기업들은 제품 판매에 필요한 현지 유통 파트너를 찾기 위한 정보가 부족할 뿐 아니라 시장의 트렌드를 분석하고 홍보ㆍ마케팅하기 위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창구가 제한적이라는 불만도 제기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세계의 공장'에서 13억 인구가 형성하는 거대 소비시장으로 변화한지 오래다. 화장품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면 한국 제품들은 대부분 중국 백화점이나 쇼핑몰의 귀퉁이에 밀려났거나 아예 진열대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중국의 적극적인 수입 확대 정책에 발맞춰 우리 정부와 기업도 손을 맞잡고 이같은 흐름을 따라잡을 수 있는 지혜를 모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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