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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방 묘연했던 척암 문집 책판, 독일에서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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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암선생문집 책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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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유럽으로 흘러간 항일의병장 문집 책판이 고국으로 돌아왔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척암 김도화(1825∼1912년)의 문집 책판을 지난 3월 독일 경매에서 낙찰받아 국내로 들여왔다고 11일 전했다. 척암은 유생들이 일으킨 을미의병 당시 경북 안동에서 의병장으로 활동했다. 고성 이씨 이찬의 딸과 1839년 혼인하면서 독립운동 산실인 임청각(臨淸閣) 문중의 사위가 됐다. 임청각은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가옥이며, 척암은 이상룡의 종고모부다.


귀환한 '척암선생문집책판(拓菴先生文集冊板)'은 가로 48.3㎝, 세로 19.1㎝, 두께 2.0㎝의 크기다. 책판 손잡이인 마구리는 양쪽 모두 사라졌으며, 한쪽 면은 금색 안료로 칠해졌다. 이 책판은 척암 문집을 찍기 위해 1917년경 제작한 책판 1000여 장 가운데 한 장이다. 김도화가 '태극도설(太極圖說)'을 설명한 권9 23∼24장에 해당한다.

척암선생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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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까지 확인된 척암선생문집책판은 스무 장이다. 모두 안동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소장한다. 열아홉 장은 후손이 기탁했다. 2015년 10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유교책판' 가운데 일부다. 나머지 한 장은 2016년 에드워드 슐츠 미국 하와이대학 교수가 진흥원에 전달했다. 척암 문집은 그의 손자와 문인들이 1917년 영천에서 목판으로 간행했다. 속집(續集), 부록, 별집(別集)도 나왔다. 문집 서적은 국학진흥원과 국립중앙도서관에 있다.


이번 척암선생문집책판의 귀환은 온라인 게임 회사이자 문화재지킴이 기업인 라이엇게임즈의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 이 기업은 이전에도 조선 불화 '석가삼존도'와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이 돌아오는데 기여한 바 있다. 재단은 지난 2월 독일 뒤셀도르프 소재 경매회사가 주최하는 경매에 오스트리아 가족이 보유한 책판이 출품됐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라이엇게임즈가 후원한 자금을 활용해 지난달 14일 열린 경매에서 구매했다.


척암선생문집 환수 책판 해당 면(9권 23면)

척암선생문집 환수 책판 해당 면(9권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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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암은 조선 후기 학자 유치명에게 학문을 배웠다. 퇴계학통을 계승해 후학을 양성했다. 명성황후 시해사건이 일어나고 단발령이 시행되자 곽종석, 김흥락 등과 함께 일제의 국권 침탈을 우려하는 안동통문을 각지에 보냈다. 이듬해 결성된 안동의진(安東義陣)에서 2대 의병장에 올라 지휘부를 조직하고 의병 참여를 호소했다. 상주 태봉에 주둔한 일본군 병참기지를 공격하기도 했다. 그는 1910년 경술국치가 일어나자 대문에 이를 반대하는 '합방대반대지가(合邦大反對之家)'라는 문구를 써서 붙였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1990년 대한민국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됐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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