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음주사고를 낸 운전자에게 혐의를 감경해주는 대가로 상습적으로 뒷돈을 요구해 받은 전직 경찰관이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5부(권기철 부장판사)는 뇌물수수, 뇌물요구, 수뢰 후 부정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4) 경위에게 징역 1년과 추징금 23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돈을 요구하고 사건을 조작하는 경찰관을 보는 국민은 공정한 법 집행에 대한 신뢰를 잃고 법을 지켜야 할 이유를 알 수 없게 된다"며 "다만 초범이고 28년간 경찰관으로 근무한 점, 이 사건으로 직장을 잃게 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 면허 취소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153% 상태로 운전하다가 트럭을 들이받은 B씨에게 전화해 "인명피해 부분은 무혐의로 검찰에 송치하겠다. 50만원만 준비해라"고 요구하는 등 음주 운전자 2명으로부터 13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11월에는 혈중알코올농도 0.094% 상태로 운전 중 사람을 다치게 한 추돌사고를 낸 C씨에게도 "너를 살려줄 테니 직원들 밥값을 가져와라"고 요구해 100만원을 받은 뒤 단순 음주운전 사건인 것처럼 수사결과 보고서 등을 만들어 검찰에 송치하기도 했다. A씨는 이외에도 음주사고를 낸 운전자 3명에게 "사건을 잘 처리해주겠다"며 300만원을 요구한 혐의를 받았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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