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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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벤처 기업가 출신인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에게 "기업주도형벤처캐피탈(CVC) 도입이 필요하다"고 호소하는 내용의 친전을 보냈다. 여당 의원이 상임위에 직접 친전을 써서 돌리는 일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CVC는 대규모 자본력을 가진 대기업이 벤처캐피탈을 설립하고 투자하는 제도다.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 마련 당시 재계에서도 CVC 설립 허용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정부는 '금산분리' 원칙 위배를 이유로 수용하지 않았다. 대신 정부는 기업의 벤처기업 투자 확대를 위해 벤처지주회사 설립 요건을 완화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놓은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벤처지주회사의 설립요건을 현행 자산총액 5000억원에서 300억원까지 낮췄다.

현행법상 대기업의 경우 벤처 기업을 인수해 벤처지주회사를 새롭게 세우거나 일반지주회사 밑에 벤처지주회사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기업들이 실제로 활용하는 사례가 거의 없어 유명무실한 제도로 여겨져 왔다. 이 때문에 김 의원은 공정거래법 개정 논의를 앞두고 대기업의 여유 자금이 벤처업계로 쉽게 흘러 들어가게 해주자는 취지로 친전을 작성했다.


김 의원은 친전에서 "벤처지주회사는 일종의 중간지주회사일 뿐 벤처캐피털이 아니다"면서 "위험성이 큰 벤처투자에 대해 대기업이 벤처지주회사를 직접 계열사로 편입해 버리면 손실이 그대로 모회사에 전이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벤처지주회사는 금융 기능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에 CVC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라면서 "따라서 벤처지주회사를 통해서 CVC의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겠다는 정부의 주장은 벤처투자 생태계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 벤처 창업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투자-성장-회수-재투자'의 벤처생태계 선순환구조가 확립되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일반지주회사를 포함한 모든 대기업이 CVC를 보유할 수 있게 되면 기술혁신과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 대기업과 벤처기업 양측 모두에게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금산분리 원칙 위배 부분과 관련해서도 "CVC는 벤처나 스타트업을 발굴, 투자하는 것이 주요 역할로 은행이나 보험회사와 같은 일반적인 금융회사와는 그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면서 "과거 금산분리 원칙을 도입한 목적과 충돌하지 않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우리 국회와 정부는 금융산업의 혁신을 위해 금산분리 규제를 일부 완화해서 인터넷전문은행을 도입한 바 있다"면서 "이제 벤처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CVC를 적극 허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벤처기업인 솔루션홀딩스를 공동 창업했고 이후 NHN 게임스 대표이사를 거쳐 게임업체 웹젠 이사회 의장을 역임했다. 김 의원은 2763억의 재산을 신고할 정도로 성공한 창업가로 벤처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누구보다 높은 인물이다. 본인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의견으로 정부 정책의 아쉬운 점을 지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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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당이나 정부도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금산분리 완화를 조심스러워 하는 부분 때문에 직접 친천을 돌렸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CVC는 우리나라 벤처생태계에 빠져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정부는 금융영역에서만 투자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데 기업은 기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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